새누리당 무공천지역, 무공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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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당연 후보자가 결정되지 않은 대구 동구을 지역구를 ‘무공천 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옳다는 의지를 어제(23일) 밝혔다. 이날 저녁 7시로 예정된 공천관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합당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을 그 단서로 달았다. 해당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공천을 사실상 요구한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원 여러분의 뜻을 담아 공천권을 국민 여러분께 돌려 드리겠다고 생각, 당헌당규까지 개정해 실천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약속을 다 지키지 못해 사죄드린다. 공관위가 이재만 후보를 공천하면 거부할 것이냐’는 질문에 “(공천장 직인거부 등) 여러 의미를 다 포함해 무공천 하는 것이 옳다”고 강경하게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어 “(유 의원이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려면 오늘 12시까지 꼭 탈당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이 시간에 드린다”고 기자회견의 이유를 설명했다. 유 의원의 공천 자체를 강제할 수는 없지만, 본선에 유 의원과 이 후보를 모두 내보내 ‘표의 심판’을 받게 하는 식으로 상향식 공천을 실현하겠다는 의지일까? 또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오늘도 ‘경선할 시간은 없고 유승민 의원으로 공천하는 것이 옳다’는 이야기를 (최고위원회의에서) 분명히 전했다”고 한다. 유 의원이 낙천할 경우 역풍 가능성에 대해 “솔직히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갑자기 사고가 발생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마지막까지 결론을 미뤄온 대구 동을 지역에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단수추천으로 확정했다. “논의해야 할 게 많다”며 막판까지 결정을 회피한 공관위가 유승민 의원이 탈당하자 기다렸다는 듯 진박 후보를 공천한 것이다. 이럴수가? 배신의 시대?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10분 기자회견을 열고 “표결을 통해 이재만 후보를 대구 동을 지역의 새누리당 후보로 최종 낙점했다”고 공개한 것이다. 이 후보는 전날 당을 떠나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힌 유승민 의원과 20대 의원 배지를 놓고 한판 승부를 하게 된 것이다. 양심이 사라졌다. 이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 의원의 전날 기자회견 내용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어제 한 의원이 당을 떠나며 권력이 자신을 버렸다며 정치적 희생양을 자초했다. 정치인들이 자기 정치를 합리화하기 위해 헌법 가치를 함부로 가져다 인용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유 의원은 당을 모욕하고 침뱉으며 자기정치를 위해 떠난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4년 내내 국정 발목을 잡으며 야당한테는 박수갈채를 받고 집권 여당 의원들은 침묵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면서 당 정체성 위반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느냐”며 “정부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막아서는 법을 어거지로 통과시켜서 기어코 대통령의 비토권을 발동하도록 만든 건 당 정체성 위반이다”고 비판한 것이다. 보류 시대를 열었던 이 위원장. 이대로 좋은가? 이재만 후보는 정년 출마할 것인가? 김 대표는 무슨 말을 던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