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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는 불독이다

블로거는 기자가 아니다

by 밥이야기 2009.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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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의 지향이자 가치입니다. 기자는 특권화된 직업이 아니라, 누구나 마음만 먹고 취재와 편집을 해서 기사를 쓴다면 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블로거는 기자다. 블로거의 지향은 물론 기자가 아닙니다. 사전적 의미의 기자는 신문·통신·잡지·방송 등의 분야에서 취재·편집·논평 등을 담당하는 사람입니다. 그럼 통상적 의미의 기자는 이 분야에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자기가 소속되어 있는 곳(매체)에서 지원을 받는 거지요. 따라서 직업으로써 기자는 제약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지면의 제약, 원고(분량)의 제약, 편집권의 제약, 소속된 언론매체가 갖는 성향의 제약 등. 사회권력의 제약도 있습니다. 방송,언론을 경영하려면 살아 남기 위해 타협하고 권력의 눈치를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광고주로부터의 제약이 있습니다. 한겨레 신문이 삼성그룹의 광고가 끊겨 어려움에 처했듯. 이렇듯 언론사와 기자는 진실의 편에서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본연의 책무를 지키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는 국경을 건너 자유롭게 오가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은 공학적,통제적 측면에서 중앙집권적 시스템은 존재하지만, 정보는 수평적, 병렬적 시스템입니다. 인터넷이 만들어 낸 정보의 바다는 웹1.0. 2.0, 3.0으로 진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른바 웹2.0의 정신으로 탄생된 블로그는 기존 사회의 전문화와 독점화를 무너뜨려 가고 있습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는 기자가 될 수도 있고, 기자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거부한다는 것은 일정한 틀이나 소속을 배제한다는 의미입니다.

 

블로그는 기자가 아니다. 이 말은 직업으로써 기자가 갖는 속박으로부터 해방을 의미합니다. 블로거가 생각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쓰면 됩니다. 누구 눈치 볼 필요가 없습니다. 기존 언론 기자들과 똑같이 저작권이나 개인침해 등 법률적인 문제만 고려하면 됩니다. 제도권기자와 제도 밖 기자(블로거)와 같고도 다른 점입니다. 제도권기자(매체소속)들도 블로그를 운영합니다. 아시다시피 한 신문사에서 기자로 자리잡아가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자기가 쓴 글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일이 허다하지요. 기사가 나빠서만은 아닙니다. 제도가 제도를 길들인다. 기자가 기자를 길들이는 장인(나쁜 의미의 권위적인 장인)시스템이 베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도권기자는 블로그에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매체에서 담을 수 없는 내용들을 쓰기 시작합니다. 여기도 두 분류가 존재합니다. 기자가 자유롭게 블로그를 쓰는 경우. 또 하나는 소속된 매체 블로거로써 활동하는 겁니다. 소속된 매체의 지향과 다른 글을 쓸 경우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문마다 논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선일보가 바라보는 대북관계를 풀어가는 시점과 논점에 반하는 글을 소속 기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썼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글이 알려지면 분명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밥벌이의 대가입니다. 물론 모든 기자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기자가 그렇다는 것이지요.

 

블로거는 기자가 아니다. 이 명제는 블로거는 기자가 아니다는 제도 밖 기자로써 책무를 이야기하고 싶어서입니다. 제약 없는 자유정신은 기자 본연의 진실의 편에 가깝게 서서 진실을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진실의 판가름은 독자의 몫입니다. 반대도 찬성도 자유롭습니다. 요즘 많은 블로거들은 블로그에 광고를 싣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광고주의 영향을 받지도 않습니다. 아니면 광고를 내리면 되지요. 물론 블로그에 밥줄을 매단 블로그는 다르겠지만.

 

블로거는 기자다. 기자라는 것을 강조하면 한 편으로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른바 기사의 전문성과 제도권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블로거는 기자가 아니다는 시각이야 말로 제도권과 기성의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지향이 살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가도 정사를 기록하는 전문가로써 역사가가 있고, 야사나 다른 관점에서 역사를 기록하는 재야의 역사가가 있습니다. 누가 제대로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썼는지는 후대의 사람들이 평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진실의 관점은 제도 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블로거는 기자가 아닙니다.

블로거는 기자가 될 수 있지만, 기자이기를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블로거는 제도 밖에서 제도를 향해 발언 할 때, 기자 정신이 살아 날 수 있습니다.

블로거는 기사 쓰기의 원칙에 매달릴 필요가 없습니다.

블로거는 기사 쓰기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습니다.

블로거는 소셜 디자이너입니다. 사회적 기자입니다. 공공의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