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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김대중과 노무현은 자기절제가 없었나?

by 밥이야기 2009.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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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조민호 논설위원의 칼럼(설왕설래) ‘클린턴의 자기절제’를 읽고 나니 갑자기 설왕설래하고 싶다. 조민호씨는 1994년 6월 북핵 위기 때 카터와 김일성 회담과 북한에 체류 중인 여기자 2명을 데리고 나온 클린턴의 역할을 이야기 하며, 방북성과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한 두 전직 미국대통령의 자기절제를 칭송했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그렇다 치자 조민호 씨는 한국의 전직 대통령 김대중과 노무현을 비교하며 이야기 한다. 전직 대통령은 특정 정파가 아닌 국가를 위해서 봉사해야 한다고. 클린턴은 오바마(총사령관)의 특명을 받들어 말없이 충성심을 보여주었는데, 우리나라의 전직 두 대통령은 총사령관(이명박 대통령)에게 충성이 없었고 자기절제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조민호씨의 칼럼 일부를 읽어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런저런 정치 행보와 검찰의 수사로 부엉이바위에서 세상을 등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세력연합’, ‘독재정권 타도’ 같은 정치적 발언으로 정국의 뇌관을 건드리곤 했다. 병석에 있는 그에게는 송구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전직 대통령에 관한 예우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 ‘품위 유지’를 위해서다. 재직할 때 얻은 정보와 경험을 특정 정파가 아닌, 국가와 민족을 위해 쓰라는 간접명령이기도 하다.

클린턴은 침묵함으로써 공적인 역할의 중요성과 의무를 말하고 있다. 공사 구분의 표본을 보는 듯하다. 총사령관에 대한 충성심을 웅변적으로 보여줘 국민통합의 정신을 과시한다. 그의 자기절제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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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호씨는 크게 착각을 하고 있다. 카터와 클린턴은 민주당원이다. 카터는 클린턴의 부름으로 클린턴은 오바마의 부름으로 움직인 것이다. 만약 두 전직 대통령이 공화당 대통령의 부름을 받았다면 북한과의 회담을 성사시켰을 것인가. 공화당과 민주당의 북한정책은 분명 다르다. 따라서 조민호씨가 이야기한 특정정파와 관계없이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 물론 특정정파에 관계없이 일을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한국의 두 전직대통령을 이야기하면서 특정정파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비교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통합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따라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국가를 위해서 총사령관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충성을 보이는 것이야 말로 국가발전을 후퇴시키는 일이다. 전직대통령은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쓴 소리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맹목적 자기절제는 절제가 아니다. 비판 없는 자기절제는 잘못된 침묵이며 현실도피다. 지금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 과연 조민호씨는 자기 절제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