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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밥

임재범 진중권 김형석 그리고 '아우라'

by 밥이야기 2011.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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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임재범이 공연장에서 나치 의상을 입고 노래를 불렀다. 진중권이 자신의 트위터에 몇 마디 촌평을 남겼다. 언론이 옮겨 퍼 날랐다. 작곡가 김형석이 진중권의 토씨를 문제삼고 맞받아쳤다. 언론이 또 재해석해서 퍼 옮겼다. 논쟁의 핵심은 무엇일까? 논쟁거리도 아니기에 핵심을 말하기가 애매하다.임재범 나치 의상이 논란거리가 되자, 소속사에서는 임재범 나치 의상은 즉흥적 퍼포먼스였고, 반어적 연출이라고 항변했다. 진중권은 임재범의 역사의식을 문제삼아 말하지 않았다. 다만 미학적인 측면에서 철 지난 퍼포먼스를 지적했을 뿐이다. 다만 시나리오같은 나치의상,소속사의 촌평이 짜여진 극본이었다고 비틀어 말했을 뿐이다. 작곡가 김형석은 공연장에 가보지도 않고 안방 비평을 한 진중권을 꼬집어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진화에 나서지 않고, 진중권과 김형석을 비난했다. 진중권을 향한 비난이 더 많고 난무했다. 심형래의 '디워 논쟁'도 이겨낸 진중권이 꼬리 숨기고 물러설 일 없다. 진중권입장에서는 공연장에서 공연을 보았건 보지 않았건, 임재범 나치 의상은 이야기 할 소재거리다. 


*이미지출처:http://media.daum.net/entertain/enews/view?newsid=20110701174309132


필자는 임재범 나치 의상을 '사족'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평가의 몫은 공연장에 참석한 사람들이라고 공을 넘겼다. 임재범 나치 의상이 공연장 분위기와 노래를 얼마나 극화시켜내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굳이 임재범이 나치 의상을 입지 않고 노래를 불렀어도 '임재범의 아우라'가 워낙 강하기에 맨얼굴 맨노래도 좋다고... '아우라(aura)'는 독일의 철학자이자 비평가인 발터 벤야민이 언급한 미학 용어다. 벤야민은 논문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을 통해, '아우라의 붕괴'라는 명언을 남겼다. 사진이나 영화의 등장으로 복제시대의 예술 작품에서는 아우라(흉내 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가 느껴질 수 없다고 말했다. 임재범의 아우라는 복제된 나치 복장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임재범만의 아우라가 있기 때문이다. 임재범을 따라 노래 부른들, 임재범의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해 낼 수 있을까?


오늘 뉴스클리핑을 하다가, <임재범 진중권 김형석 그리고 어쭙잖은 역사의식(글 읽어보기/클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제목이 참 거창하다. 읽어보니, 별 내용이 없다. 무슨 말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논쟁을 하지 말라는 건지, 역사 의식은 필요가 없다는 건지, 임재범의 나치 퍼포먼스를 두둔하는 건지...정말 어쭙잖은 글이다. 임재범이 부른 '패러덤'은 반전 반핵이 담긴 노래다. 그렇기에 나치 의상은 어울려 보일 수 있다. 벤야민이 '아우라'를 언급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너무 기계적인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사진가가 사람이 죽어가는 전쟁터 장면을 사진에 남은 그때 그 분위기 아우라를 사진만 보고 전달받을 수 있을까. 사진을 보고도 아우라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시점과 관점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임재범 나치 의상에 대한 진중권의 미학적 판단은 유효해 보인다. 무조건 비판할 이유없다. 오히려 공연장에 가보지도 않고 어쭙잖게 진중권을 질타한 김형석의 시각이 좁아 보인다. 좁아보인다는 시각도 자유다.


벤야민은 '아우라'를 이야기하면서,사례를 소개했다. 옛날 옛적에 한 왕이 있었다. 그 왕은 궁정 요리사에게 자신이 전쟁터에서 먹었던 '딸기 오믈렛'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왕은 그때 그맛이 나지 않으면, 목숨 날아간다고 협박했다. 요리사는 고민했다. 그리고 왕에게 말했다. 오믈렛을 만들 수 없다고. 왕이 느끼는 오믈렛 맛을 재현하려면, 그 때 그시절 분위기가 그대로 연출되어야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아우라다. 임재범의 아우라는 임재범의 것이다. 칭찬도 비판도 임재범의 아우라를 느끼고 말해야 한다. 그런데, 임재범의 아우라를 느끼기 위해, 임재범의 공연장을 다 찾아가야 하나? 전문 비평가가 아닌 이상 힘들다. 대중들은 임재범의 노래를 공연장이 아니라, 감흥은 떨어지겠지만tv에서 라디오에서 동영상 파일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그 안에서도 임재범의 아우라는 느낄 수 있다. 아니 느낄 수 없기도 하다. 그렇기에 임재범의 나치 의상을 놓고 벌이는 역사의식과 미학적 관찰은 유효하다. 공연장에 가건 가지않건 재핵석 할 수 있다. 재해석에 반대한다면, 복제시대에 아우라만 믿는다면 tv도 보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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