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김제동을 울게 했는가?

MBC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에서 윤도현 매니저 역할을 담당 하고 있는 김제동. 김건모 탈락에 '재도전' 기회를 주자고 말했다가, 일부 누리꾼들에게 쓴소리를 들었다. 나는가수다 논락은 1차 책임은 제작진에게 있다. 인지상정, 출연한 사람입장에서야 재도전을 언급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제작진은 원칙을 지켜야했다. 한, 두 사람이 보는 프로그램도 아니질 않는가, 애당초 논란의 여지를 감안하고 만든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의 말처럼,  " 제작진이 만약 단호하게 탈락시켰다면 김건모는 쿨하고 김제동은 착하고 이소라는 섬세하고 제작진은 단호하고 프로그램은 김건모조차 떨어뜨리는 권위를 확보하는 세계 최고의 프로그램이 됐을 것.... 이제 김건모는 찌질하고 김제동은 오지랖이고 이소라는 땡깡이고 1등은 의미가 없어지고 평가단은 바보되고 프로그램은 난리가 나고 시청자는 화가 났다.(김어준) "

출연한 가수 중 속내를 밝히지 않았지만, 제작진의 결정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결국 이번 나수다 논란은 제작진이 자초한 결과다. 녹화 편집이라 어떤 속사정이 있었는지 알 길 없지만, 설령 출연진들의 의견개진이 있어다해도 설득했어야 했다. 시청자 의견을 받들어 원칙을 다시 세우고, 엎지러진 물이지만 그릇을 바로 세웠다면 물은 몇 방울 살릴 수 있었다. 그 물을 마중물 삼아 이어 갔다면 되었을 터인데, 어영부영 변명에 가까운 소리만 늘어놓아, 화근을 불러일으켰다. MBC는 땜방처리하듯, 김영희 피디까지 발빠르게 교체했다. 본질은 제작진 교체가 아니라, 번복이라하더라도 다음부터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해야 했다.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김제동이 방문한 사실을 알렸다. 김제동이 나는 가수다 논란 속에 깊숙한 내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 그는 울고 울고 몸을 떨며 운다. 내 책상 위의 크리넥스 통을 다 비웠다...무섭다.. 사람이 무섭다. 내가 없어져버릴 것 같다. 모든 게 내 잘못이다.....맘 여린 사람 순으로 우리 곁을 떠나게 만든다, 여린 우리들이"(정혜신 트위터). 김제동의 심리상태를 읽을 수 있다.


울지마라, 김제동.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정을 베풀고, 패자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자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나수다의 원칙과 제작진의 우유부단이 나쁜 결과를 초래했을 뿐이다. 생각해보자.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면, 누가 결과를 수용하겠는가. 김제동이 재도전의 기회를 주자고 해서, 제작진이 의견을 받아 들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눈물흘리지 말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마음껏 흘려도 좋다. 하지만 상처받을 필요없다.이소라의 눈물은 속절없는 항변이었지만, 김제동의 재도전 발언과 단순 비교할 필요 없다. 다르기 때문이다. 시청률, 높은 기대감과 반응이 만들어 낸 이벤트일 뿐이다. 제작진도 이제 달라져 가고 있는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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