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삼성가 자제분들에 대해 검증해야 할 지점은.. 그분들의 빼어난 패션감각이 아니라, 주식회사 삼성을 이끌고 갈 수 있는 능력과 비젼에 대한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요?...."(박경철 트위터)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삼성가 자제에 대한 경영 세습이 본 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시골의사 박경철의 진단처럼 기존 언론은 삼성가 자제분들에 대한 패션만 검증(?)하고 있다. 명품 패션. 기사 검색을 해보시면 알겠지만, 삼성가 자제들이 공식 석상에 얼굴을 비칠 때마다 패션, 패션이다. 패션(fashion)이 아니라 패션(passion), 일에 대한 자질과 열정(passion)을 검증해야 하는 것 아닐까. 삼성가 자제들의 겉으로 들어난 빼어난 패션감각과 명품이야기는 힘겹게 삶을 꾸려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조성시킬 수 있다.
차근 차근 부를 대물림 받고 있는 삼성가 자제들에게 비싼 옷을 입지마,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언론은 패션전문지가 아닌 이상, 패션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자질을 검증해야 한다. 왜냐하면 삼성은 삼성공화국이라 불릴만큼 우리 사회 공룡이 되었다. 삼성이 흔들리는 것 자체로 한국 경제가 흔들릴 수 있을 정도로 한국 기업 토양은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삼성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삼성이 제대로 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런가? 삼성은 우리 사회 곳곳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삼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철저히 감시당하고 배척된다.
이건희 회장은 조세포탈 범죄를 저지르고 사면복권된 사람이다. 보통사람이 이건희 회장에 버금가는 범죄를 저질렀다면 매장당하거나, 부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희 회장은 삼성이 그나마 잘 나가고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그런 그도 경영 수업은 많이 받았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는 말에는 동의한다. 젊은 사람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것도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삼성가 자제분들이 정말 삼성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인가는 지금부터 철저하게 검증 받아야 한다. 패션지를 자임하는 언론들은 가십거리에 눈을 뜰 것이 아니라, 소외 받는 이들을 대변하는 한국 경제의 기본 토양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끊임없이 살피고, 문제 삼을 것은 문제삼아야 한다. 삼성가 패션 그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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