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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자살대한민국, ‘사망학’이 필요한 이유?

by 밥이야기 2010.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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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재단 이사장 비서 출신이었던 한 여교수가 자살 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태맥산맥의 저자이자 최근 <허수아비춤>을 펴낸 조정래씨가 한 강연(서울 G20 개최 기념) 에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불에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 된 대한민국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자살률 1위, 삶의 만족도 꼴찌라면 뭔가 잘못된 거죠. 자살률이 아니라 삶의 만족도가 1등이 돼야 합니다."

 
한국은 초고속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초고속으로 자살률 1위에 등극한 나라입니다. 그렇다면 경제성장이라는 이면 속에 담긴 실타래 같이 얽인 문제점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자살문제는 이제 외면할 수 없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이니까요. 정부와 기업에게는 자살률 증가에 책임이 없는 걸까요? 가장 책임이 큽니다. 성장의 그늘을 만든 두 축이니까요.

 
외국에는 사망학(Thanatology)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죽음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죽음을 피해갈 것이 아니라, 죽음을 이르게 한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평화롭게 세상을 떠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사망학은 이런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한 학문입니다. 사망학은 헤르만 파이펠이 편집한 〈죽음의 의미 The Meaning of Death와 로베르트 카스텐바움과 루트 아이젠베르크가 쓴 〈죽음의 심리학 The Psychology of Death〉등 죽음에 대한 일련의 책이 나오면서 전문적 학문분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사망학은 의외로 분야가 넓습니다. 단순하게 죽음만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에이즈나 암 등 난치병으로 숨진 사람들의 의학적 관심에서부터, 자살, 안락사, 낙태, 사형제도, 뇌사와 관련된 정치, 사회, 법률 도덕적 문제까지 살피고 있으니까요. 종교가 바라본 죽음에 대한 시각과 문화예술분야에 담겨진 죽음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여기에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이런 현상 분석을 통해 제도적 보완을 마련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합니다. 양로원과 호스피스 시설 등 정부가 펼치고 있는 복지정책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또한 문화 배경이 다른 다른 나라의 사망요인과 전쟁이나 정치적 폭력으로 희생당한 집단적 죽음의 문제도 관심을 가져야지요.


이렇듯, 자살이라는 하나의 요인에 대해 대책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 복리의 차원에서 넓게 사망학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학문 영역이 발전되어야 합니다.
임시방편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행복하게 죽는다는 것이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스러운 죽음이 아닌 모든 죽음의 현상에 대해 비인간적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문화적 틀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34분에 1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습니다. 1일 평균 42.2명이 자살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률이 아니라 자살성장률이 이렇게 놓으니 자살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거지요. 개인의 우울증, 스트레스의 문제로 돌리기보다는 그런 문제를 야기 시킨 성장의 신화가 만든 시대의 우울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빈곤이나 정치적 탄압 등 사회적 타살이 존재하는 한 아직 야만의 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경제대국을 외칠 것이 아니라 자살대국이 된 현실을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곱씹어 보길 바랍니다. 경제성장이 살자라고 하는 일인데, 거꾸로 자살이 되어서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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