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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허각의 눈물과 대통령의 눈물

by 밥이야기 2010.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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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각이 출연한 ‘슈퍼스타K2'를 보지 않은 분들도 허각의 이름을 알 것 같습니다. 허각이 우승을 향해 질주할 때부터 우승까지, 온누리는 아니어도 각 종 포털사이트와 언론에 도배가 되었으니까요. 처음 저도 검색어에 ’허각‘의 이름이 오르내렸을 때 허걱(?)거리며 과자이름인줄 알았으니까요? 허각의 탄생에 많은 닉네임과 은유가 꼬리를 물고 꼬리쳤지요. 무명스타의 탄생이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폴 포츠에서 공정 사회의 잣대로 허각이 비유되기도 했습니다. 폴 포츠는 휴대전화 판매원에서 세계적인 스타로 주목받게 된 오페라가수입니다. 그가 낸 음반은 500만장 이상 팔리기도 했지요. 김황식 총리와 이재오 특임장관이 취임 인사차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을 방문했을 때 자승 총무원장은 김황식 국무총리에게 '슈퍼스타K2’ 우승자 허각을 아느냐고 물은 뒤, "어떤 뒷배경도, 물려받은 재산도 없이 오로지 성실함과 타고난 목소리 하나 가지고 성공신화를 이뤄낸 그의 과정을 되새기면 공정한 사회와 서민 정책에 도움이 될 것"이냐고 말했습니다.

 

지난 20일 '슈퍼스타K2 기적이 되다' 특별생방송에 출연한 허각은 어머니의 편지가 공개되자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눈물 흘리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장삼이사 누구든지 어머님 이야기가 나오면 사연에 관계없이 눈물이 나오지요. 겉으로 나오는 눈물보다 속눈물이 더 뜨겁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한 방송국이 마련한 추석특집 프로그램에 출연, 어머님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렸지요. 수구초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우가 죽을 때에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둔다는 뜻.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 근본을 잊지 말자. 초심으로 돌아가자. 사람은 성공을 하던 하지 않던, 자신이 태어난 고향과 어머니의 품을 잊지 못합니다. 특히 하늘 높고, 칼바람 부는 계절이 돌아오면 추억의 서랍 속에 잠자고 있는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허각의 탄생은 시작일 뿐이지요. 초심을 잃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눈물을 지켜보면서, 누구나 어머니를 떠올렸을 겁니다. 하지만 왜 초심, 자신이 자라온 가정 배경과 고생했던 시절을 잊는 걸까요. 물론 재래시장 방문할 때 마다 옛날이야기를 많이 언급했지요. 기억하는 것과 기억을 넘어 현실 세계에서 서민들의 고충을 반영시키지 못한다면 기억은 기억일 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자서전(신화는 없다)뿐만 아니라, 타의든 자의든 성공신화의 인물로써 불리기도 합니다. 신화는 없다, 라면서 신화를 쓰고 싶은 욕망 속에 가려진 또 하나의 신화. 공정 사회가 되려면 대통령이 되기 전 초심이 아니라, 자신이 어렵게 자랐을 때의 기억으로 돌아가 보십시오. 현대건설 사장이 되기 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누구보다 대기업의 불패신화가 엉망이었는지, 졸속이었는지 모를 일 없을 겁니다. 과거를 탓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어머님의 눈물을 기억한다면 사회를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주변 인사들을 제대로 고정하게 기용했었어야 합니다.



부자감세 철회, 망설일 필요 없습니다. 한국이 고도압축성장을 한 배경은 대기업과 군부독재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민초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제 그들에게도 그들의 자녀들에게도 보다 균형 잡힌 사회를 만들어 주어 출발점에서 같이 뛰어도 실력과 노력으로 대접 받는 사회를 만들어 주어야지요.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허각의 탄생이 아니라 노태우의 보통사람들이 아니라 각자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허각의 눈물도 대통령의 눈물도 아무런 의미가 없겠지요.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감정을 넘어, 올곧게 사람다운 세상,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보십시오. 큰 것을 바라지도 않습니다. 돈 많이 번 사람들이 세금을 제대로만 내게 만들어 보세요. 지금 상황에서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남은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악어의 눈물이 아니라, 진정 서민을 위한 길이 어떤 길인지, 눈물을 흘려보시길 바랍니다?



“정부는 기업이 투명 경영을 하도록 철저하게 세무조사를 하라. 정부는 돈 떼먹지 말고 국민을 위해 돈을 써라. 기업의 경제 범죄에 너무 무관심 했다. 무조건적으로 믿어줬다. 이것은 공무원만 직무유기를 한 것이 아니라 국민도 직무유기를 한 것이다.
국가가 민족 자본을 형성하기 위해서 기업을 보호해 준 게 50년이 지난 지금이라도 기업은 보호막을 허물고 철저하게 투명 경영을 하고, 세금을 제대로 내야 한다. 국가는 그 세금을 철저히 잘 관리해 복지국가를 만들고 복지 토대 위에서 경제 발전에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소설가 조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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