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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최윤희 부부 자살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by 밥이야기 2010.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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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전도사 최윤희씨가 자살을 선택한 이유는, 유서에 남겼듯이 700가지에 이르는 극심한 고통 때문이었다. 낭창이라고 불리는 ‘전신성 홍반성 루프스’는 면역 기능이 파괴되어 일으키는 난치성 질환(자가면역 질환)이다. 최윤희씨는 자신의 유서에 죄송하다는 말을 많이 남겼다. 행복박사가 고통을 이기지 못해 세상을 고하는 유서에 죄송하다는 말을 남길 정도였으니, 얼마나 정신적, 육체적으로 괴로웠을까. 방송인 김미화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최씨 부부의 자살에 대해 안타까움의 글을 남겼다. 최윤희씨가 살아 생전 김미화씨가 진행하는 프로글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왜? 그런 선택을 하셨는지...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것이 고통일지라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느 것 하나, 인간의 마음대로 이뤄지는 것은 없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주어진 삶, 끝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안타깝습니다.”(김미화)

 

김미화씨의 트윗처럼, 최윤희씨가 고통을 이기고 살아남아 주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최선의 삶을 산다는 것. 참 좋은 말이지만 최윤희씨 부부에게 닥친 현실에서 최선의 삶이란 무엇이었을까. 한편에서는 행복전도사의 자살이 아이러니라고 의문표를 단 사람의 글도 보인다. 행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한 사람이 왜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했는가. 행복바이러스는 병마를 이겨내지 못했을까. 왜 남편마저 자살했는가. 부지런하게 열심히 산다는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건강문제에 대해서도. 타인을 위해 행복을 전파했지만 자신에게 돌아온 것은 병마.

  

안락사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최윤희씨 부부의 자살을 안락사로 규정하거나 단정할 수 없다. 자살과 안락사는 다르다. 하지만 두 사람이 선택한 것은 최윤희씨는 자발적 타살(안락사에 가까운)이었고 남편은 분명 자살이다. 안락사는 전 세계에 네델란드와 벨기에만 합법화되어 있다. 몇 몇 나라에서는 묵인하거나,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윤희씨의 병이 정말 극복할 수 없었는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이 아닌 이상 알 수 없다. 그토록 사회에 행복과 희망을 심어 주기 위해 열심히 살았던 사람이 병 앞에서는 무력해졌을까. 만약 안락사가 제도적으로 일부 허용되어있다면 남편은 자살을 선택했을까. 최윤희씨는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안락사문제는 논란이 많은 사회적 의제다. 쉽게 단정 지어 결론내기 어렵다. 안락사에 찬성하는 전문가들 의견은 대체로 한결같다. 살아도 살아있지 않은 삶과 죽음의 경계(뇌사상태나 불치병)에 있는 사람들에게 기적을 바래서는 안 된다. 이들의 겪는 고통은 너무 심하거나, 침묵이다. 죽어있는 목숨이다. 타인의 고통을 무시하는 것도 큰 죄다. 하지만 생명옹호론자들의 의견은 극단적이다. 안락사가 합법화되면, 자살과 안락의 경계가 무너질 것이며 사회는 아노미상태에 빠진다고 말한다. 생명은 천시될 것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네델란드와 벨기에가 안락사 허용으로 사회적 혼란에 빠져 있나.

 

최윤희씨 부부의 자살은 남의 일 같지 않다. 일상에서 겪는 상처의 풍경중 하나다. 생명을 살리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이들이 선택한 길 또한 존중해주어야 한다. 오죽하면 죽음을 선택했겠는가. 자살을 결심할 정도면, 그 정신으로 열심히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살도 자살 나름 아니겠는가. 자살은 절대 해서는 안 되지만, 두 부부의 선택은 이해해 주어야 한다. 두 부부의 자살을 통해, 한국의 자살 현실과 불치병과 싸우고 있는 환자와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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