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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MB는 양배추 김치 먹고, 엥겔계수는 나몰라?

by 밥이야기 2010.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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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이 배추 값 폭등 소식을 듣고 발언한 “내 밥상에 양배추 김치를 올려 달라”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양배추 가격(8~9천 원대)도 배추 값 못지않게 많이 올랐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개그맨 양배추(조세호)가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마냥 고마워 할까? 이명박 대통령이 양배추를 먹는다고 고통분담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근원적인 해법 제시 없이 양배추를 먹겠다는 말은 무책임하다. 국민들도 같이 배추 값 떨어질 때까지 양배추 먹어 달라는 말인가. 아니면 고추만 먹고 맴맴 거려야 하나.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괴산 절임 배추’가 배추 값처럼 치고 올랐다.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배추 값 상승은 그만큼 서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른 것은 배추 값뿐만 아니다. 각종 채소류도 마찬가지. 추석을 앞두고 9년 만에 엥겔계수가 최고치에 올랐다. 엥겔계수는 서민층의 생활고를 가늠할 수 있는 서민경제지수다. 가계 소비지출 중에서 음식비 지출비율은 빈곤층 일수록 엥겔계수가 높다. 서민들은 당연 총 가계비 중에서 먹을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일차적으로는 먹고 살자고 일하는 것 아닌가? 하루에 한 끼 먹어야 하나?

 

이명박 대통령에게 양배추 김치는 ‘눈물 흘리면서 먹는 빵’이 아니다. 생색내기 일 뿐이다. 하지만 호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서민들은 배추 포기 가격이 춤추면, 마음이 추워진다. 김치를 안 먹어도 심리적 위축감이 팽배해진다. 이런 마음을 헤아린다면 서민 물가(생필품 가격 등)를 어떻게 더 챙길 것인가 고민해야 되지 않는가. 매 번 폭풍이다 폭우, 이상 기후 때문이라고 하늘 탓하지 말고, 서민들의 먹을거리에 영향을 주는 식재료품의 가격을 챙겨봄이 맞다.

 

왜 가격이 오르는지, 농민들의 한숨 소리가 왜 깊은지 살펴보아야 한다. 중간 유통체계에는 문제가 없는지, 대형마트의 폐단은 어떤지, 제반 상황을 확인한 다음 발언해야 한다. 막연하게 물가 잡아라. 양배추 김치 먹자라고 말하는 것은 지도자가 할 말이 아니다. 경제전문가나 관료들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복잡한 수치에 계량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전문적 용어를 쓰면서 현실 경제를 피해 간다. 거짓말에 넘어가기 싶다.


대형마트 규제법(SSM 등)을 시행하고, 일차적으로 서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제도정비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도 중요하지만, 공정하지 못한 상거래는 없는지, 왜 자영업이 몰락하고 있는지, 동네상권이 무너지고 있는지, 농민들이 힘들어 하는지 확인 하고, 개혁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양배추 김치 안 드셔도 좋으니, 서민 서민 말만 하지 말고 서민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보길 바란다.


쌀값 하락에 농민들 마음 헤아리지 않고, 쌀이 남아도니 쌀 막걸리 먹자고 말하는 것이나, 양배추 김치 먹겠다는 말이나 차이점이 있는가? 쇼도 너무 자주 하면 식상하다. 김치가 없어서 밥맛 떨어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바란다. 4대강 사업 중단하면, 양배추가 아니라 금치가 아니라 금가루 뿌려서 퇴임할 때까지 금김치 드시게 해줄 수 있다. 해결점을 너무 멀리서 찾지 마라. 밥상에서도 세계가 보일 수 있고, 서민들의 마음, 농민들의 땀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그나저나 냉장고에 양배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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