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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김혜수의 W' 폐지, ‘돈은 땅 파서 안 나온다?’

by 밥이야기 2010.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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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오늘 기사를 읽다가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MBC 경영진과 김재철 사장은 MBC 9시 뉴스데스크를 8시로 옮기고,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 폐지 방침을 굳혔다. 김재철 사장은 이번 개편과 관련 "시청률부터 올리고 난 뒤에 공영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과연 특정 오락연예프로그램 시청률이 높아진다고 공영성이 높아질까? 후안무치다.

 

보도에 따르면 MBC 경영본부장은 한 술 더 떠 “뉴스만 갖고 얘기하는 것 아니다. 주말 경쟁력 몇 년째 좋지 않다. 드라마가 뉴스를 사이에 두고 있는 것보다 이어서 있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말 경쟁력 전체적으로 봐서 뉴스를 8시로 옮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돈은 땅 파서 안 나온다"

 

“돈은 땅 파서 안 나온다” 발언 주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장이다. 4대강 토곤 공사야 말로 땅 파서 돈이 나오지 않는 사업이다. 다시 말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방송만으로는 돈은 나오지 않는다. 새는 좌우 날개로 날 듯이, 방송 또한 균형감이 가장 중요하다. 돈을 벌어 좋은 시사교양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것은 4대강 토건 공사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과 별반 다를 것 없다. 거짓말이다.

 

예전에 MBC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MBC 뉴스데스크와 다양한 시사교양프로그램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드라마나 오락연예프로그램도 인기를 끌었다. 단순하게 특정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다고 해서, MBC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MBC는 상업방송이자 공영방송이다. 운영은 광고료에 의존하기 때문에 상업방송이지만, 주식의 70%를 공영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30%는 정수장학회에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공영방송이다. 다시 말해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그 전제는 공영방송이 되어야 한다. 공영이라는 말을 버리면 MBC는 SBS와 같이 상업방송이라 부름이 맞다.

 

상업방송이라 하더라도, MBC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과거 권위시대로 돌아가고자 하는 회귀하고자하는 발상이야 말로 오히려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시청률을 무시하자는 말이 아니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 KBS나 MBC 기타 케이블방송, 종편방송채널과는 다른 MBC만의 색깔을 내는 것이 맞다. 그 색깔은 공영성에서 나온다. 시사교양프로그램은 단기간에 시청률이 뛰어오르지 않는다. 방송 시간대부터 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 시청자들은 아마존의 눈물을 기억한다. 늦은 시간대에 방송되었지만 방송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의 시청률(21%대)을 기록했다. 좋은 프로그램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게 되어 있다. 오히려 시사교양프로그램을 더 강화시켜 나가면서 드라마나 오락연예프로그램을 질을 높이는 것이 더 경쟁력 있는 것이 아닐까.

 

땅 파면 돈이 나오지 않는다. MBC 경영진은 왜 4대강 토건공사 같은 헛 삽질을 방송에서 시도하려는가. KBS에 이어 똑 같은 전철을 밟아가는 MBC의 앞날이 걱정된다. MBC가 그동안 사랑을 받아온 이유를 왜 김재철 사장과 경영진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가. 정권이 그렇게 무서운가? 김재철씨는 MBC 사장으로 내정되었을 때, 노조로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말을 듣고 출근 저지 당할 때 말했다. 'MBC의 독립성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나를 목 메달아 한강에 던져버리라'. 속내를 들어 내지 않고 묵묵히 시멘트로 둘러싸인 강폭을 따라 흐르는 한강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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