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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이마트 피자의 공습, 동네방네 피자가게는?

by 밥이야기 2010.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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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쑤시개에서 항공모함까지’.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을 빗대어 말할 때 자주 쓰는 표현.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13일) 청와대에서  대기업 총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좋은 말이지만 현실은 거꾸로다. 자유 시장 경쟁체제에서 동반성장이라는 말처럼 ‘속 빈 강정 같은’ 말이 또 있을까.

 

‘이마트 피자’가 주요 포털 검색어 중에 실시간 인기를 달리고 있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냉동피자에 문제가 있는 걸까? 아니다. 이마트 피자의 공습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 7월부터 피자를 팔기 시작했다. 일반 피자집에서 판매하는 피자보다 크고, 값도 반값(만 천원대~). 짧은 기간 매출에 힘입어 자체 매장수도 늘리겠다고 한다. 설상가상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한 냉동피자도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가격은 당연 더 싸다(6,500원).

 

요즘 직장인과 청소년들 중에 피자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래저래 딱히 먹을 것은 없고, 요리하기는 귀찮고, 입맛 없고 시간 없을 때 주문 음식 중에 피자는 닭요리, 중국 요리와 더불어 단골 메뉴다. 피자집은 전문 피자집과 이른바 동네방네 소기업 피자집에 시킨다. 가격도 부담스럽지만, 매일 먹는 음식이 아니기에... 냉동피자보다 주문식 피자를 선호한다.


이마트는 왜 함께 나누어 먹으면 맛있는 피자를 선택했을까. 독식하고 싶은 이유는 무얼까? 뭐 피자뿐이랴. 주문제작방식(OEM)으로 자체 브랜드를 걸고 파는 품목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라면에서부터 각 종 인스턴트식품까지. 매장수와 유통에 자신이 있고, 가격으로 승부할 자신이 있기 때문. 누가 도전장을 내밀겠는가. 구멍가게는 경쟁자체가 불가능하다. 틈새도 보이지 않는다. 질좋은 채소며, 다양한 제품들을 싹쓸히 하고 있으니.

 




▲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대형피자. 필자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 값싼 가격 때문인지 매장 앞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매장수가 적은 코스트코도 이러한데 전국에 거쳐 산재해있는 이마트가 판매하는 피자는 어떻겠는가?  피자가격 싸졌다고 희희낙낙할 때인가(사진:밥이야기)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건 좋고, 값싸면 장땡. 깔끔하게 단장된 이마트에서 조명 좋고 신선하고 깔끔해 보이는 상품에 눈 혹하지 않는 사람 어디 있겠는가. 이마트는 시간대별로 가격을 조정해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한꺼번에 많이 사면 싸다는(박리다매) 판매정책도 자유롭다. 누구인들 거부하겠는가. 이마트 피자의 공습을 보면서 대형마트의 기업형슈퍼마켓(SSM)이 떠올랐다. 여론의 반대로 동네골목길 진출이 막히자, 결국 이들이 선택한 것은!. 맛 차이도 없고 가격이 싸다면 누가 동네방네 피자집을 이용하겠는가. 이마트에 가보자 안경점에서 서점, 없는 것이 있는가?

 

새벽녘 아파트 입구 진열함에 있는 우리 동네 맛집 소개 리플렛을 보았다. 피자집만 해도 10곳이 넘는다. 가격대도 이마트보다 당연 비싸다. 당장은 피자전문집과 동네 피자집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겠지만, 오래가겠는가? 재래시장과 동네 식품점이 시나브로 사라지고 힘이 약해지고 있는 것은 부인 할 수 없다. 주말에 한꺼번에 시장을 어디에서 볼까? 대형마트다. 결국 이마트 피자에 길들여지지 않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동반성장을 이야기하면서, 자발성과 현장성을 강조했다.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자신이 기업 CEO출신이라서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이러다가 한국이 마트를 위한 대형농장으로 바뀔 것 같아 걱정이다. 소비자는 싼값의 비밀이 당장 궁금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다 값싸게, 신속하게, 질 높게라는 카피 뒤에 희생당할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줄서서 기다려서 사자. 먹고 보자. 올리브나무에 구워 부풀어 오른 빵의 향기와 구수함에 침을 흘릴 것이다.

 

이마트 피자를 공습이라고 표현한 이유다. 눈에 보이지 않는 폭탄이다. 냄새만 고소할 뿐. 중소피자가게는 피눈물난다. 피자 하나가 이렇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마트 피자를 어떻게 생각할까? 뭐 피자가지고 난리냐? 전국의 중소 피자가게를 보기 바란다. 현장에 간다고 현장의 문제가 다 보이는 것은 아니다. 과연 우리는 합리적 사고를 포기한 것일까? 아직 공정한 사회는 너무 멀어 보인다. 조간신문이 문 입구에 ‘툭’ 떨어졌다. 신문 사이에 동네방네 광고 전단이 삐짚고 들어 서 있다. 피자집 광고도 보인다. 벌써부터 이마트 피자 광고공세가 직간접으로 인터넷 공간을 활보하고 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되려 이마트 피자를 홍보하는 노이즈마케팅(자신들의 상품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이 될까 망설여진다.

 


<사진출처:청와대>


       * 트위터에 올라온 피자 크기 비교 (출처:http://twitpic.com/2o9eg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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