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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아이패드 혐오증에 대한 단상

by 밥이야기 2010.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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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의 상징,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신이 설립한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발간하는 무가지 ‘열풍’에 7월호에 아이패드에 대해 독설을 퍼부었네요. 하야오 감독이야 현대 물질문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줄곧 견지하고 있으니, 한편 이해는 갑니다. 하야오 감독의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자, 일본 아이패드 마니아들과 하야오 감독의 광적인 팬들이 나뉘어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네요. 국민일보에서 하야오 감독의 발언을 잘 번역해서 옮겨 놓았기에 주요 발언만 소개할까합니다.

 


▲ 미야자키 하야오의 인터뷰가 실린 '열풍' 2010년 7월호



“당신이 손에 쥐고 있는, 그 게임기 같은 것을 이상한 손놀림으로 문지르는 행동은 나에게는 어색할 뿐이며 어떠한 감동도 주지 못합니다. 혐오감만 줄 뿐이죠. 전철에서 이상한 손놀림으로 자위행위를 하는 것처럼 (아이패드를) 문지르는 사람들이 늘겠죠.”

 “초등학교 때 새 장난감을 학교에 가져가면 일시적으로 주위에 친구가 모이게 되는데, 이 때 자신도 모르게 사랑받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되고 결국 친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잘못된 방법만 알게 된다” “기계에 의존한다면 결과적으로 자신의 발전을 이루지 못하게 되는 위험이 있다”(하야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나에겐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된다”라면 인터뷰를 끝맺습니다. 하야오 감독이 말하고 싶은 것은 아이패드가 창조력의 기반이 될 수 있는가, 생각의 힘을 길러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든다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하야오 감독이 아이패드에 대한 단상이 나가자, 아이패드커뮤니티 사이트에 속보기사로 뜨고, 하야오 감독이 나이가 드니, 고리타분한 설교하다고 핀잔을 주는 누리꾼들의 지적이 많이 보이네요. 하야오 감독의 연필과 종이만 있다는 발언을 읽다보니 소설가 김훈씨가 떠올랐습니다. 오로지 연필로 글을 쓰지요. 컴퓨터로 글을 쓰지 않습니다.

 

작가야 자기 세계관이 뚜렷하다보니 일반인들하고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야오 감독은 장인정신이 투철하지요. 손으로 그리는 것(셀 애니메이션)을 고집하고 있으니까요. 스티븐 잡스의 프레젠테이션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쓰기, 그리기, 만들기의 아날로그 방식이 도입되어 있습니다. 첨단기기를 설명하면서도 아날로그 감수성으로 이야기 하지요. 이야기가 있는 프레젠테이션.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고도의 사기꾼이라는 말도 하는가 봅니다.

 

사기꾼은 너무 심한 표현 같습니다. ^^ 아무튼 하야오 감독의 아이패드에 대한 생각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생각의 깊이가 없어지고 집중력이 분산되는 부정적인 측면이 아이패드에도 존재하니까요. 자위행위라는 표현은 어떨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 나름이겠지요. 일본의 주요 기사에는 자위행위라는 표현을 내세우고 있는데, 사실 자위행위라는 표현은 작은 부분이라고 봅니다. 왜냐면 하야오 작품에 들어난 반전, 자연 친화, 물질문명비판, 여성주의를 감안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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