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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양심의 호루라기를 분 채수창 서장의 ‘동영상을 보며’

by 밥이야기 2010.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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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서 고문 사건. 박원순 변호사가 쓴 <야만시대의 기록 - 고문의 한국현대사>을 떠올렸습니다.
한국 고문의 역사를 처음으로 집대성한 책이지요.

지금이 어느 때인가요. 박정희, 전두환 시대입니까? 서울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한 채수장 강북경찰서장의 용기야 말로 이명박 정권의 실적,성과주의, 성장주의의 허구를 간접적으로 지적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는 지금 도덕적 해이가 심각합니다. 검사와 스폰서 사건을 보십시오. 누가 하나 책임지려는 자세가 보이지 않습니다. 과거의 관행 탓으로 돌리고 있지요. 그런가요? 자신들은 마치 딴나라에 살고 있는 듯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먼저 서울시내 경찰서자의 한사람으로서 서울경찰의 가혹행위에 대해 사죄를 드립니다. 이번 양천서 사건은 우선 가혹행위를 한 담당 경찰관의 잘못이 크겠지만, 이것 못지않게 가혹행위를 하면서까지 실적경쟁에 매달리도록 분위기를 조장한 서울경찰청의 지휘부의 책임 또한 크다고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일선 현장 경찰관에게 미루면서 조직원 잘못에 절대 관대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지휘부의 무책임하고 얼굴 두꺼운 행태에 분개합니다.

 

저도 실적평가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이 경찰에 대해 법 절차를 준수하고 국민의 인권을 우선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경찰관이 법을 집행함에 있어 얼마나 절차를 잘 준수하고 얼마나 인권을 우선시했는가를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해야 하는데도, 검거점수 실적으로 보직인사를 하고 승진을 시키겠다고 기준을 제시하며 오로지 검거에만 치중하도록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에 대해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물론 정성평가를 하는 것은 아니자만, 등수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정성평가보다는 등수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검거에 매달리는 것은 일선 현장 경찰관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이번에 양천경찰서 사건이 생겨 온 국민이 경악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그 근원적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일선 경찰관에만 책임을 미루면서 여전히 검거 실적 평가 시스템을 고치지 않고 있는 지휘부의 태도에 경종을 울리며, 현행 실적평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고, 그동안 실적을 강조해온 지휘부가 계속 그 자리에 있는 한 양천서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계속 발생할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이러한 조직문화를 만들어낸데 근원적 책임이 있는 서울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저 역시 경찰서정으로서 서울경찰청 지휘부의 검거실적 강요에 휘둘리며 강북경찰서 직원들에게 무조건 실적으로 요구해온데 책임을 느낍니다. 앞으로 경찰관이라는 직접이 피도 눈물도 없는 무자비한 법집행관이 아니라. 주민 속에서 주민의 어려운 입장을 헤아리며 주민의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거듭 나고, 일선현장 경찰관들도 실적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당당하고 자존심이 있는 직업인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합니다.

 

2010. 6. 28 강북경찰서장 채수창



한국 사회에는 채수창서장같이 양심의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져야 합니다. 양심의 호루라기는 내부고발자를 뜻하기도 하지만, 부당한 조직 문화에 일침을 가하는 사람들 목소리 또한 포함되어야 합니다. 권력의 눈치나 보는 방울 고양이들이 많이 있는 한, 권위문화는 암버섯처럼 다시 퍼질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는 양심의 호루라기는 둘째치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사람들이 있는가요? 있다면 지금 이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겁니다.

채수창서장의 결정은 물론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경찰대학 1기 졸업생이기도 한 채수창서장 어쩌면 가장 열심히 한국 경찰의 수준을 놓히기 위해 일해야 할 나이이기도 합니다. 채수창서장의 가족은 어떻겠습니까. 한국 사회는 조직문화와 권위, 서열과 연고주의를 우선하는 사회입니다. 왕따되는 것은 시간문제이지요. 그래서 내부고발자가 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무튼 채수창서장의 양심의 호루라기게 격려와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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