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밥

법정스님, ‘부처님 오신 날’ 법문 읽어보니

by 밥이야기 2010. 5. 21.
728x90

 

 












오늘(21일)은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법정 스님이 2008년, 2009년 부처님 오신 날 남긴 법문과 최인호의 소설 ‘길 없는 길’의 기억을 거슬러 읽어보았습니다. 불교를 믿든 믿지 않던 하루만큼은 잠시라도 불교가 지향하고 있는 의미를 찾아 읽어보고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지난 3월 11일 입적하신 법정 스님은 많은 글을 남기셨지요. 큰 서점마다 법정 스님이 펴낸 책들을 모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읽힌 책이 ‘무소유’입니다. 참 좋은 의미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단어입니다.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최인호가 남긴 ‘길 없는 길’처럼.

‘길 없는 길’이 4권으로 묶어 나왔을 때 신문에 소개된 아낌 없는 칭찬 문구보다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또 다른 이유는 한국 불교의 역사를 들여 다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설은 다소 무미건조할 것 같은 종교 소설이라는 선입감을 지우기에 충분했다. 추리소설처럼 읽혀졌기 때문이다. 작가가 현장을 조사하고 발로 뛰며 담은 소설이기에 그 숨결이 고스란히 현실처럼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길 없는 길. 무소유. 그 길을 따라 쓰고 실천하시다가 열반에 든 법정 스님. 2008년 부처님 오신 날 법문에 남긴 내용 중에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말이 있어 소개시켜 드릴까 합니다.

법정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 고갱이는 ‘자비’라고 말씀하셨지요, 부처님이 자기 깨달음만 추구했다면 불교는 종교가 될 수 없었다고 역설하시면서, 광우병에 대해서 말씀 하셨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과 광우병으로 촉발된 촛불 시위. 법정 스님의 법문은 현실을 향한 메아리가 되어 넘쳐 났습니다.

“소가 미친 것은 자연의 이치를 벗어나 소에게 소의 뼈와 내장을 먹인 인간들의 무자비한 행동 때문” “만일 사람에게도 사람의 시체를 먹인다면 미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불교의 자비는 인간중심의 사랑이 아니다”라며 “세상은 만물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세계이고, 동식물 없으면 인간도 살 수 없고, 이웃이 없으면 성불도 이룰 수 없는 것”(법정 스님)

 기독교, 천주교, 불교, 많은 종교에 담겨 있는 가치 중에 사랑이 으뜸이지요. 한 쪽에 대한 인간 중심의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4대강 사업으로 강의 흐름이 역행하고 있는 현실에서 법정 스님의 말이 강물이 되어 세상에 흘러 살아났으면 합니다.

 2009년 ‘부처님 오신 날’에는

“어떤 사람이 내 가사 자락을 붙들고, 내 발자취를 그림자처럼 따른다 할지라도 만약 그가 욕망을 품고 조그만 일에 화를 내며 그릇된 소견에 빠져있다면 그는 내게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고, 나 또한 그로부터 멀리 떨어져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왜냐하면 그는 법을 보지 못하고 법을 보지 못한 이는 나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법이란 추상 용어입니다만, 검찰이나 판사들이 쓰는 법하고 달리 여기서 법이라는 것은 부처님이 평소에 가르쳐 준 교법, 교훈을 이야기합니다. 절에 다닌다고 해서 불자일 수 있는가. 겉만 봐서는 그 실체를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일 년에 한 번씩 오는 이 부처님 오신 날을 기리기 위해서 한자리에 이렇게 모이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과연 이런 것이 바른 불교를 위해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런 기회에 곰곰이 한 번 되새겨 보아야합니다.

 
법정 스님은 부처님의 교훈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법을 보는 이는 나를 보고 나를 보는 이는 곧 법을 본다.”
“법을 보는 이는 나를 보고 나를 보는 이는 곧 법을 본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나는 늘 함께 한다.”

 
오늘 신문을 보니 마치 일면 기사를 공동으로 기획한 것처럼, 천안함을 침몰 시킨(정부의 조사 발표 결과) 북한 어뢰 추진부 사진이 크게 걸려 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은 보이지 않습니다. 하루만큼은 부처님이 남긴 그 길을 살펴 떠나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데, 생각이 분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절에 와서 부처님 법문을 듣고 가르침을 이해했다면 그대로 일상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그런데 전혀 자기 신앙생활과는 상관이 없는 불필요한 말들, 이 말 듣고 저리 옮기고 저 말 듣고 이리 옮기고 하는 사람들이 절이고 교회고 많이 있습니다. 신도뿐이 아니고 스님들도 마찬가집니다.”(법정 스님)

 
세상에는 불필요한 말들이 참 많습니다. 거짓말도 많습니다. 사람들은 진실을 이야기 하지만진실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럴수록 큰 스승의 가르침이 필요하면, 그 가르침을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정 스님은 현세에 계시지 않지만, 오늘 잠시 부처님이 남긴 가르침과 스님의 남긴 글 들을 찾아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공감하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 클릭 - 더 많은 사람들과 관련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