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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밥/영화

영화 ‘친구’와 ‘감자 심포니’가 같으면서 다른 점?

by 밥이야기 2010.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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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와 감자 심포니가 같은 점? 유호성 눈빛만 같았다^^

 

마당과 들, 산마다 꽃 만발 깊은 봄이다. 3월에도 강원도에는 깊은 눈이 내렸다. 강원도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강원도 출신에게는 각별한 그 무엇이 오래 살아있겠지만, 필자에게 남은 강원도의 추억은 3년여의 군 생활 추억뿐이다. 80년대 초에서 1987년 6월 항쟁 전까지 강원도 최북단 전선에서 보냈던 강원도. 추운 기억과 외로움, 아려한 고통의 상처만 돋아날 뿐. 그래도 강원도는 지우고 싶지만 지울 수 없는 젊은 날의 무덤이었고, 희망이었다.

 

전용택 감독이 출연하고 만든 ‘감자 심포니’. 작년 끝 언저리에 보았던 영화를 주말 아침에 다시 보게 되었다. 한국 영화를 두 번 본적이 없는 나로서도 이례적이라 할까? 강원도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감자 심포니에는 감자가 나오지 않는다. 강원도를 상징하는 단어를 떠올릴 때 대표적으로 감자를 이야기한다. 1920년경 독일에서 들여온 신품종 감자가 강원도 난곡 농장에서 재배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화전민에게 퍼져 강원도의 주요 농산물로 자리 잡는 감자. 감자는 대표적인 식량 보급원 이었다. 그렇기에 감자는 척박한 강원도의 지리적 특성에 견주어 상징화 보편화 된 것 같다.

 

‘감자 심포니’를 보면 곽권택 감독이 연출한 ‘친구’가 떠오른다. ‘친구’에 출연한 유호성 때문만은 아니다. ‘친구’는 부산을 주 배경으로, 감자 심포니는 강원도. ‘친구’가 친구를 넘어 깡패영화의 피날레를 울렸다면, 강원도 심포니는 홍삼수 감독의 무덤덤한 일상의 풍경도 겹치는 조연 같은 주연 감자들의 이야기다.

 

영화 ‘친구’의 주연들이 조직 폭력배로 진화하고, 프로 같은 깡패가 되지만 결말이 비극적이었다면, 감자 심포니는 굴러온 감자가 박힌 감자를 뽑아 강탈하지 않는 토박이들의 화해와 우정으로 꽃핀다. 고등학교 때 최고 주먹을 수상(1인자), 부수상(2인자)으로 불렀다. 친구에서는 유호성과 장동건이 죽음으로 치 닿는 결론을 맺지만, 감자 심포니는 고등학교 때는 무릎 끊었지만, 다시 돌아온 2인자 부수상이 유호성을 일대일 싸움에서 이기고 다시 친구의 끈을 잇는다.

 

영화 친구가 친구로서 남을 수 없는 아픈 추억이지만, 감자 심포니는 어른이 된 지역 조직폭력 유호성과 돌아온 주먹 2인자의 싸움으로 끝맺는다. 친구가 프로다면 감자심포니는 아마추어. 영화 수준 비교가 아니다. 영화 친구보다 감자 심포니가 가슴에 더 잔잔하게 남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 친구는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흥행 대작이지만, 찾아서 두 번 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고향에 남은 친구들. 고향을 지키는 친구들. 술을 마시고 지난 과거를 이야기 하면서 전설을 이야기 하면서 세월을 낚는다. “현재의 모든 것은 과거의 우리 마음의 결과다.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으로부터 나왔고 그리고 마음으로부터 모든 것은 이루어진다”(극 중 절벽이 읽던 책). 절벽이 강원도 길을 따라 기억이 생생해 지게 떠 오를 무렵, 산사에서 시작된 소설은 끝이 난다. 영화도 끝이 나고.. 감자심포니에는 감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추억의 감자, 감자로 상징되는 지난 시절 친구들의 작은 이야기이자, 지방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는 토박이들에 대한 작은 헌사이자 교향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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