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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과 포렴(잡문4)
고대 로마 시대의 포럼(forum) 이야기가 아니다. 포렴(布簾) 이야기. 익숙하지 않은 단어이지만 누구나 보았을 것이다. 단어의 뜻은 ‘술집이나 복덕방의 문에 간판처럼 늘인 베 조각’, 커튼을 떠올릴 것이다. 한 때 한국에도 작은 술집과 식당에서 포렴이 브랜드, 메뉴판, 기호, 오픈과 아웃을 아우르는 상징이었다. 일본 드라마(일드)로 알려진, <심야식당>과 <고독한 미식가> 등 수많은 붐을 일으켰던 드라마. 한국에도 모방은 아니지만 유산한 프로그램이 탄생되기도 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포렴은 일본 문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단순하면서도 간결한 이미지. 계절마다 포렴 이미지를 바꾸어 준다. 한국은 단골 식당, 단골 술집은 시나브로 사라졌다. 종로 지역을 떠올려 보자(광화문에서 종로3가). 나는 왜 포렴을 떠올렸을까? 일본판 에세이를 읽다가 포렴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인간다운 정서緖가 사라진 시대. 말만 정情이지 정다운 정은 사라졌다. 종교 공동체에서만 양심의 기도일까? 특별한 날에만? 평상시 늘 양심과 정으로 살아간다면 세상이 얼마나 바뀌겠는가? 포럼, 포럼 별의별 토론과 발언이 반복되지만, 풍토는 늘 약해 보인다. 여전히 형식의 틀에 갖혀 있기 때문이다. 공론화? 과연 잘될까? 잘 풀린다면 좋겠지만....출입구를 다 감싸는 포렴은 포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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