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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노동시간 2위,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살기 팍팍한 곳일까?

by 밥이야기 2016.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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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 시간은 하루,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취업자 1인당 연간 평균 노동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멕시코에 이어 2번째로 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계는 오로지 모르쇠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노동시간 2위, ‘일과 삶의 불균형’ 3위, 부패인식지수 27위. 한국을 평가하는 지표들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살기 팍팍한 곳인지 여실 없이 보여준다. 이런 한국 사회를 나라 밖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영국 BBC방송과 파이낸셜타임스, 미국 뉴욕타임스에 최근 친기업적이고 일 중심인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기사들이 잇달아 실렸다. 또한 OECD의 '2016 고용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2015년 기준 국내 취업자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2천113시간으로 OECD 회원국 34개국 평균(1천766시간)보다 347시간 많았다. 이를 하루 법정 노동시간 8시간으로 나누면, 한국 취업자는 OECD 평균보다 43일 더 일한 셈이 된다. 한 달 평균 22일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OECD 평균보다 두 달 더 일한 꼴이다. 한국 취업자의 작년 평균 연간 실질임금은 구매력평가(PPP) 기준 3만3천110달러로, OECD평균(4만1천253달러)의 80% 수준이었다. 연간 실질임금을 노동시간으로 나눈 한국 취업자의 작년 시간당 실질임금은 15.67달러로 OECD 회원국 평균 23.36달러의 3분의 2수준. 동아시아권에서 일본의 취업자 1인당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1천719시간으로 한국보다 394시간 적었지만 연간 실질임금은 3만5천780달러, 시간당 실질임금은 20.81달러로 각각 한국보다 2천670달러, 5.14달러 더 많았다. 한국 취업자는 일본보다 49일, 2.2달 더 일하는 셈이지만 연간 실질임금은 일본의 92.5%, 시간당 실질임금은 4분의 3 수준으로 받았다. OECD 국가 중 연간 평균 노동시간이 가장 적은 독일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독일 취업자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1천371시간, 연간 평균 실질임금은 4만4천925달러, 시간당 실질임금은 32.77달러였다. 한국 취업자는 독일 취업자보다 4.2달 더 일하고 연간 평균 실질임금은 독일의 73%, 시간당 실질임금은 절반 수준이었다. 미국 취업자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1천790시간, 연간 평균 실질임금은 5만8천714달러, 시간당 실질임금은 32.80달러였다. 한국 취업자는 미국에 비해서는 1.8달 더 일하고, 연간 평균 실질임금은 56.4%, 시간 실질임금은 47.7% 수준으로 받은 셈이다. 노동시간은 멕시코와 한국에 이어 그리스(2천42시간), 칠레(1천988시간), 폴란드(1천963시간) 순으로 길었다. 독일이 1천371시간으로 노동시간이 가장 짧았고 이어 네덜란드(1천419시간), 노르웨이(1천424시간), 덴마크(1천457시간), 프랑스(1천482시간), 룩셈부르크(1천507시간) 순이다. OECD 회원국 중 연간 실질임금이 가장 높은 국가는 룩셈부르크(6만389달러), 미국(5만8천714달러), 스위스(5만8천389달러), 노르웨이(5만908달러), 네덜란드(5만670달러), 호주(5만167달러), 덴마크(5만24달러) 순이었다. 시간당 실질임금이 가장 높은 국가는 룩셈부르크(40.06달러), 스위스(36.73달러), 노르웨이(35.75달러), 네덜란드(35.71달러), 덴마크(34.33달러), 미국(32.80달러), 독일(32.77달러) 순이었고, 낮은 국가는 멕시코(6.62달러), 헝가리(11.44달러), 에스토니아(11.64달러), 칠레(11.70달러) 순이었다.



BBC가 같은 날 보도한 것은 일을 너무 많이 하는 한국인들이 이제야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한 캠페인에 나섰다는 내용이었다. 방송은 “OECD 회원국 중 노동시간이 두 번째로 긴 한국에서 새로운 캠페인이 시작됐다”면서 노동자들이 연차 휴가를 쓸 때 회사에 사유를 밝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보도했다. 업무 시간 외에 상사가 전화나 메신저 등으로 업무 지시를 하지 말라는 것 등이 캠페인에 포함됐다면서 “한국 노동자의 연간 노동시간은 2163시간으로 독일의 1388시간에 비하면 지나치게 길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미국 뉴욕타임스에는 지난 4일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원인으로 기업들에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는 한국의 정책을 지목한 기사가 실렸다. 신문은 수백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일어난 지 5년이 지나서야 진상조사가 시작됐다며 한국은 기업 범죄와 횡령·배임 같은 화이트칼라 범죄에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유럽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기업이 천문학적인 벌금을 물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연비 조작으로 미국에서 17조원 넘는 돈을 물게 된 폭스바겐이 한국에서는 141억원만 물었다는 것을 사례로 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 범죄에 관대한 법률에 대해 한국 국민들의 인내심이 사라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옥시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기업 임원들에게 죄를 묻는 것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20대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친기업 정책을 지지하는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얻는 데에 실패하면서 변화가 일고 있다면서, 야당이 옥시 등 기업 범죄를 엄격히 처벌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