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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영결식 날, 왜 MB 여론조사 실시했을까?

by 밥이야기 2009.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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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가 국회에서 열린 영결식을 끝내고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에게 “화해와 용서의 정신,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고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의 양심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이것이 남편의 유지입니다”라고 말했듯이, 산자들은 이제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내어야 한다. 위선에 찬 이명박 지지율을 넘어...



청와대는 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이 있는 날, 전 후 22, 23일 양일간에 거쳐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45%대다. 22일은 46.7%. 23일은 45.5%. 국정 운영에 대한 기대감은 60%를 넘었다.

 
관례에 따라 여론조사를 꾸준하게 하는 것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있는 전, 후로 d여론조사를 했다는 것은 문제며 유감이다. 나라의 큰 어른의 마지막 가는 길. 추모하는 마음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민심의 향방이 너무 더 궁금했기 때문일까. 이게 바로 이명박 정부의 중도 실용이다. 말은 고인의 유지를 이어가겠다고 하지만, 오로지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 회복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죽은 자야 보내면 그뿐. 이명박 지지율 조사는 그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지지율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숫자는 사람들을 착각에 빠지게 하는 힘이 있다. 여론조사는 주최 측의 의도(설문내용, 설문대상 등)에 따라 편차를 보일 수 있다. 아직도 국민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마음 아파하고 있는데, 애당초 청와대는 관심 없다. 여론의 향방만 중요했을 뿐이다. 한 해에 민주,참여정부의 두 대통령이 서거했으니, 얼마나 걱정이 되었을까. 6일만 지나가면 되지. 이런 심보 아니었을까.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는 꽉 막혀있던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게 해주었다. 정부와 청와대는 감사해야 할 일이다.  속보에 따르면 26-27일 양일에 거쳐 남북적십자회담이 금강산에서 열린다고 한다. 북한 조문단을 통해 김일성 국방위원장이 보낸 메시지에는 남북정상회담 제안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이후 국장으로 치르느냐, 국민장으로 치르느냐 유족 측과 정부는 이견이 있었다. 만약 국민장으로 치러졌다면 지금의 지지율이 가능했을까? 이명박 정부는 고인에게 감사해야 한다. 지지율이 이명박 대통령의 8.15담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볼 수 없다. 착각하지 말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온 길과 남긴 말(유지)에는 화해와 용서, 진정 통합의 정신이 담겨 있었다. 고인의 죽음으로 화해가 이루어졌고, 국민들은 용서하는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이렇듯 고인이 만들어 낸 정신을 숫자놀음으로 확인하려 했던 청와대의 여론조사는 분명 한심한 작태에 불과하다. 세계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미테랑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 미테랑은 민주주의적 정치인이라면 지니고 있으며, 지녀야 할 품위를 보편적 관심으로 구현했다. 그는 가치들을 신뢰하고, 이들을 획득해 나누어줌과 동시에 실현 할 수 있는 경영능력의 소유자였다. 비전, 카리스마, 경영능력이라는 세 가지 자질을 모두 갖춘 정치인은 거의 없다. 첫 번째 자질만 갖춘 인물은 모호한 이론가다. 두 번째 자질을 갖춘 정치인은 위험한 선동정치인이다. 세 번째 자질을 갖춘 정치인은 상상력이 없는 보수 정치인이다.”라며 세 가지 자질을 갖춘  정치인이 바로 미테랑이라고 언급했다. 

경영능력만 갖춘 대통령은 상상력이 없는 보수정치인이라고 했다. 지지율에 목매달고, 성과 중심만 외치는 이명박 정부의 단면을 보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진정 고인을 보내는 마지막 길에 할 짓인지 묻고 싶다.

 
이제 산자들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새로운 길은 만들어 내어야 한다. 이명박 지지율을 넘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대안 정당, 서민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명박 지지율에 연연해 할 필요 없다. 다만 지지율을 통해 민주세력의 현실을 정확히 판단하고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 길이 고인이 추구했던 길이며, 유지로 남기 뜻이다. 행동하는 양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