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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MB 쌀라면 발언,농민들은 무슨 생각할까?

by 밥이야기 2009.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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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군의 한 중소 쌀가공업체에서 열린 '현장 비상경제대책회의'. 이명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쌀 소비를 늘려야 농민들이 산다. 나도 앞으로 쌀라면을 먹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덧붙혀 "밀은 멀리서 가져 오는데 쌀은 우리 땅에 나기 때문에 건강식"이라며 "군 장병들이 먹는 건빵도 쌀로 만들어서 많이 보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입해서 밀가루로 하는 것보다 젊은 사람들 건강도 챙기고…" 관련기사 보기>>

국내 쌀소비 촉진. 그런데 좋은 말인 것 같지만, 여전히 쌀과 식량위기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  쌀라면 발언에 농민들 대부분이 코웃음 칠 것 같다. 그럼 그 이유를 잠시 살펴보자.



▲대북지원은 이명박 정권들어 "0"이다. 인도적 차원의 쌀지원도 중단하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현주소다

 
국내 쌀소비도 좋지만, 식량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필요

 몇 년 전부터 예견되었던 식량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아니 현실이 되었다. 유가가 폭등할 때 연일 국내외 언론에서 식량위기 기사가 ‘곡물 폭등’하듯 주체하지 못해 넘쳐흘렀다. 곡물파동은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여러 원인이 있지만 몇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화석연료의 고갈이다. 석유 값이 천정부지 오르고 있으니 곡물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세계화라는 포장으로 생산에서부터 운송, 소비에 이르기 까지 곡물은 화석연료에 꽁꽁 묶여 있다.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석유를 먹고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두 번째는 지구온난화이다. 이상기온에 따른 생산량 둔화로 주요 곡물 수출 국가들은 자국의 식량안보를 위해 수출제한 조치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지구온난화 또한 화석연료의 고갈과 맞물려 있다. 천규석 선생의 지적처럼 애그플레이션(곡물가격인상이 물가인상을 이끌어 내는)이 아니라 오일플레이션이다.

 
세 번째는 신흥대국이라고 불리는 중국, 인도의 경제발전에 따른 도시 인구 증가(농촌인구감소)와 음식문화가 변화되면서 곡물과 육류의 소비의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사람의 음식선택(인기있는 음식과 식품재료가 되면)이 '입바람"이 되어 나비효과처럼 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

네 번째는 곡물메이저 기업들의 투기성 놀음을 들 수 있다. 주요 곡물메이저 기업들은 전 세계를 무대로 식량투자를 통해 돈을 챙기고 있다. 결국 가난한 국가에서는 메이저회사들의 호주머니를 채워주기 위해 뼈빠지게 일하지만, 돌아 오는 것은 결국 기아와 질병뿐이다.대규모 단일종 생산으로 땅은 황폐화되고, 이익을 챙긴 메이저기업은 손털고 나오면 그뿐. 유전자변형 곡물 수출을 주도하고, 종자란 종자를 다모아 씨를 말리고 있는 곡물메이저기업(카길,몬산토 등)의 횡포는 날로 극심해 지고 있다. 아시의 식량 허브의 하나였던 필리핀이 최대 곡물수입국 중에 하나가 되어버린 현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다섯 번째는 미국이 주도하는 옥수수 바이오연료 생산에 따른 곡물란이다. ‘토티야 사태’라 불리는 멕시코의 사례는 한미FTA의 미래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멕시코 국민의 주식인 토티야(밀과 옥수수가 재료)의 가격의 인상으로 폭동에 가까운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여섯 번째는 절대 농지의 부족이다. 오죽하면 식량기지를 다른 나라에다 만들려고 혈안이 되고 있으니... 중국은 사막화와 도시발전으로 농지가 계속 사라지고 있다. 인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식량생산을 위한 세계의 절대농지는 제자리걸음이다.중국이 오죽하면 브라질과 식량체결을 했을까. 문제는 브라질 또한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숲을 파괴하면서 농지를 늘리고 있다. 브라질이 아니라 곡물메이저 그룹이 앞장서고 있다.

결국 식량, 밥 하나에 세계의 모든 문제가 엮여 있다. 밥이 세상이고 생명과 우주의 중심이다는 말이 뼈에 사무치는 때다. 식량위기가 오면 누가 힘들어 질 것인가? 결국 사회적 약자가 아니겠는가! 식량위기를 풀어내기 위해서 정말 두 눈 부릅뜨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자동차 수출을 늘리기 위해 한미FTA를 하겠다는 한심한 발상부터 되돌려 놓아야한다. 미국 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농업보조금 정책도 함께 폐지되어야 한다. 일본을 제외한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의 식량자급률은 300에서 100에 가깝다. 우리는 고작 25%대에 머물러 있다. 싼게 비지떡이라고 수입해서 원료로 만들어 먹었던 모든 인스턴트식품과 사료 가격이 폭등하면 물가는 껑충껑충 날아 오를 것이다. 농업을 당당하게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우리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오피니언리더층이 변해야 한다.

대대적인 귀농운동까지는 아니어도 농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농부가 땅땅거리며 살수 있는 제도적 장치(농지의 확충과 떳떳한 직업으로서 농민을 만들어 낼 수 있는)와 도시민의 인식을 바꾸어 낼 수 있는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벌어져야 한다. 땅이 살고 사람이 살 수 있는 유기농, 친환경먹거리 문화도 만들어 내야 한다. 지구온난화를 막는 가장 가까운 길이다. 이제 자동차와 도로,토목국가의 낡은 훈장을 떼어내자. 식량위기를 넘어 식량안보로 식량주권으로 나아가야 한다. 아니 정의와 민주의 관점에서 바라 보야 한다.

인권의 차원에서 식량주권선언문을 작성하고 실천지침을 마련하자. 다시 위기가 기회가 될 때가 왔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이 상황을 지켜만 본다면 사람마다 속불이 타 큰 혼란을 겪지 않겠는가!


쌀라면 먹기 전에 '농민들이 쌀을 태운 이유'를 알아야 한다.

“우리 농민 다 죽는다. 한미 FTA 반대한다” 우리들은 한미 FTA 체결을 앞두고 농민들의 애타는 절규를 들었다. 김환표씨가 쓴 “쌀밥전쟁”의 글을 살펴 보자.(발췌)


2006년 3월 23일 미국산 칼로스쌀이 부산, 인천, 동해항을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상륙했다.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수입 쌀을 막기 위해 새벽부터 나와 점거농성을 하던 부산·경남지역 농민들은 '수입 쌀 절대 반대', '한미 FTA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외국 쌀을 실은 선박이 도착하자 하역작업을 막기 위해 부두 진입을 시도했다. 우리 농민은 "농민들을 다 죽게 만드는 미국 쌀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절규했다.

쌀도 상품인 이상 경제 논리에서 배제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아래에선 농산물도 자유무역을 통한 개방에서 예외일 수 없으며, 시장 논리에서 자유로울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쌀을 외국에서 사다 먹자는 주장에는 빼놓을 수 없는 치명적인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식량안보다. 2000년대 들어와 세계 곡물 생산량이 감소한 반면 소비량은 증가해 재고량이 감소하면서 식량안보가 식량 수입국들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2001년 11월 개최된 제31차 총회에서 2004년을 '세계 쌀의 해'로 지정하기로 결의했으며, 2002년 12월 열린 UN 총회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쌀을 주식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2004년을 '세계 쌀의 해'로 공식 선포했다. 유엔은 이 자리에서 "쌀은 삶이다"며 쌀의 해 선정과 관련해 "쌀은 문화의 정체성과 지구적 연대의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쌀은 세계화 시대 국제 연대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연대의 훌륭한 키워드다.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한국 영화 스크린쿼터 축소에 항의하는 영화인들이 쌀 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농민들과 손을 잡았듯이 쌀은 사회적 연대의 중심에 서 있다.


쌀 시장 개방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쌀을 민족의 혼이요, 생명줄이라고 이야기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 주장에는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가 빠져 있다. 바로 쌀을 생산하는 농촌과 쌀을 소비하는 도시의 이해관계다. 농촌과 도시를 가리지 않고 쌀은 한국인 모두에게 생명처럼 소중한 것이었지만, 일찍부터 쌀을 둘러싼 농촌과 도시의 이해관계는 일치하지 않았다. 한국 사회의 경제성장이 농촌의 일방적인 희생 위에서 진행되어 왔으며, 경제성장의 과실이 온통 도시에만 집중되어 온 이유로 농촌 문제에 대한 도시인의 양가 감정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쌀 시장 개방의 책임을 정부와 쌀 시장 개방론자들에게만 돌릴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장 정치 좋다. 그런데 현장에 앞서, 그 현장이 놓인 현실에 대한 공부와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농민들을 위해 국내 쌀을 소비하는 방안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현재 한국 농가가 처해있는 현실과 쌀값이 비싼 이유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과연 피 땀 흘려 지은 쌀농사로 농민에게 돌아오는 것이 얼마나 미약한가, 그 배경부터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 북한에 대한 인도차 차원의 쌀 지원 중지, 급식비 절감 등 대북관계나 서민들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둘째치고 단편적으로 쌀잉여분에 대한 물가 잡기 차원에서 쌀문제를 접근하는 근시안적인 시각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쌀라면 발언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화순군농민회(회장 최인근)가 쌀값폭락과 관련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출처:디지털화순뉴스


* 관련 포스트 >> 허위와 기만으로 가득찬 정부의 쌀값대책
                        MB정부의 정책 잘못으로 쌀값 폭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