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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박경철, " 대기업 '통큰 양보'가 필요하다 "

by 밥이야기 2011.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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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이 경향신문에 쓴 글 <대기업이 존경받고 싶다면>을 읽었다. 박경철은 과거 지율 스님이 천성산 터널 공사에 반대하며 목숨을 건 단식 투쟁과 현재진행형인 한진중공업 사태를 언급했다. 최근 인천지방 법원은  천성산 터널 반대로 2조 5천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박승환 환국환경공단 이사장에 대해 지율스님에게 200만원을 지급하라는 승소판결을 내렸다. 박경철은 지율스님의 천성산 반대 운동을 '유형 손실'과 '무형의 가치' 관점에서 살펴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형 손실이란, 천성산 반대와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김진숙 고공시위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뜻한다. 그 손실의 범위를 측정하고 과대포장하는 것은 정부와 정부의 뜻에 찬동하는 일부 언론이 만들어낸 손실가다. 무형의 가치란, 유형 손실을 뛰어 넘는 가치다. 정부의 일방적인 대규모 국책사업에 경종을 울리고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사실 유형 손실을 뛰어넘는 무형의 가치가 있다. 박경철은 " 모든 문제는 단기적 득실과 장기적 득실, 나아가서는 당대성의 관점과 시대성의 관점이라는 두 가지 기준에서 해석되어야만 한다" 고 말했다. 지금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장기적 득실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단기적 득실 또한 없어 보인다. 기득권의 득실만 우글거린다. 대기업은 통큰 시리즈(통큰 통닭 등)는 소비자를 위해 더 값싼 상품을 제공한다는 미명아래, 자신들의 논리를 펼쳤지만 소비자들은 한 편에서 좋아했고, 분노했다. 더 싼값에 양질의 상품을 구하고자 싶은 것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당연하다. 하지만 그 제품이 나오기까지 과연 생산, 유통과정, 협력업체와의 관계가 공정했는가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값싼 제품이라도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거나, 대기업이 싼값을 빌미로 협력업체를 궁지에 몰고 갔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한진중공업의 문제는 이 모든 문제의 축소판이다. 과연 지금 상황에서 국가 공권력을 투입해서까지 지켜줘야 할 법인의 이해문제는 무조건 정당한 것인지, 아니면 인격적인 차원에서 부양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가장이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되었을 때, 그에 대한 생존 차원의 저항을 하는 것이 무조건 부당한 것인지가 핵심인 것이다...(중략)
 

실로 중요한 시험대에 선 셈이다. 이 문제는 이 시대 한국사회의 주류가 고공 크레인에 매달린 노동자의 절규를 두고, 약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조금 양보하며, “그만하면 최선을 다했다”는 수준이라도 정서적 화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감력’을 가지고 있는지, 혹은 제대로 된 상황 인식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중략)

재벌 스스로를 위해서도 절대 이 문제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하지만 만약 이 문제를 존중의 바탕 위에서 풀어간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건강한 희망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천성산 도룡뇽이 보이지 않는 미래 가치에 미친 영향처럼, 이 문제 역시 향후 화산처럼 터져나올 재벌 개혁과 자본 독주에 대한 분노를 연착륙시키고,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벌과 대기업이 진정 이 땅에서 존경받기를 원한다면, 이번에는 진짜 ‘통큰 양보’가 필요한 것이다.

*출처: 경향신문 <경제와 세상 - '대기업이 존경받고 싶다면'>


 통큰 도덕적 해이와 통큰 공정사회 불감증이 만들어 낸 한진중공업사태. 과연 재벌과 대기업, 정부는 국민으로 부터 존경받고 싶은 생각이라도 있는 걸까? 극과 극의 대립을 자극하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 과연 통큰 양보는 이루어질까? 과연 한국 사회에서 '풍요로운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일본의 경제학자 우자와 히로후미는 <사회적 공통자본>이란 제목의 책을 통해 '풍요로운 사회'를 정의했다. '아름답고 풍족한 자연환경이 안정적,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느가. 쾌적하고 청결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주거와 생활환경, 문화환경이 갖추어져 있는가. 모든 아이가 저마다 갖고 있는 자질과 능력을 최대한 발전시켜 조화로운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교육제도가 갖추어져 있는가.  질병에 걸리거나 상해를 입었을 경우에 그때그때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가. 위와같은 목적이 달성되도록 여러 가지 희소자원이 가장 효율적이며 형평성있게 배분되게 경제적, 사회적 제도가 정비되어 있는가'. 


우자와 히로후미는 풍요로운 사회란?, 개인 각자가 다양한 꿈과 열망에 상응하는 직업을 갖고 각자의 사적 성취와 사회적 공헌에 상응하는 소득을 얻어 행복하고 안정적인 가정을 영위하면서 편안하고 문화적 수준이 높은 일생을 보낼
수 있는 사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한 풍요로운 사회는 모든 사람의 인간적 존엄성과 영혼의 자립성이 지켜지고 시민의 기본적 권리가 최대한 보장되는 상황, 즉 본래적 의미와 자유주의가 추구하는 이상이 실현된 사회다. 꿈같은 이야기 인가? 우리가 진정 원하는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과연 성장일변도의 사회 '그들만의 리그'만 있는 사회가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정부는 공정사호와 동반성장사회를 이야기 하기 전에,  과연 현 한국사회가 이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사회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되물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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