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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기는 밥이야기/먹을거리

모다고다, 흑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by 밥이야기 2011.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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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여의도공원 근처에 친구와 점심약속이 있었습니다. 요즘 몸이 좋지 않아 서울 나갈 일이 없었는데 친구 따라 여의도 간다고 ^^.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길을 나섰습니다. 집이 경기도 산본이라, 전철타기에는 자신이 없고 여의도역까지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여의도 전철역에서 약속 장소인 중소기업중앙회 건물까지 걸어서 총총걸음으로 15분. 여의도 공원을 지나, 약속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나무 그늘을 찾아 멍석을 깔고 한 낮의 더위를 피해서 쉬고있네요. 땀 흘리며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둘 다 술을 좋아하고 새벽일(?)을 밥먹듯이 하는 체질이라, 얼큰한 국물 생각이 나서 중소기업중앙회 건물 1층에 있는 '모다고다'라는 식당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무료 시식권도 생긴 터라, 맨날 얻어먹기만 하다가...사진을 좋아해서 직장생활 할 때(출퇴근길)나 외출 할 때는 항상 중형카메라를 들고 다녔는데, 요즘은 모든 카메라를 다 정리하고 휴대폰에 장착되어 있는 카메라로만 똑딱 뚝딱 찍고 있습니다. 모다고다. 독특한 이름이라 쉽게 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모다'는 '모두'를 뜻하는 옛말이지요. '고다'는 고기나 뼈를 푹 삶는다는 뜻입니다.잡탕?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돼지가 우물에 빠지면, 끔찍하지요. 돼지로 우려낸 육수에 갖은 채소와 버섯, 만두와 완자, 칼국수를 투입할 수 있는 곱창전골을 시켰습니다. 저는 이빨이 부실해서, 곱창은 친구 몫. 만두와 완자, 칼국수가 덩벙 진한 육수에 빠졌을 때 어떤 맛이 날까요?




곱창전골은 얼큰합니다. 매운 맛을 싫어하시는 분은 주문할 때 미리 이야기를 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육수는 리필이 되니 조금 짭다고 느끼시는 분은 주저없이 말씀을 하시길. 대화는 잠시 접고, 곱창전골을 펼쳤습니다. 국물 맛이 해장으로 그만이네요. "시원합니다". 외국 사람들이 뜨거운 국물 먹으면서 시원하다고 말하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지요. 어찌 한글의 멋과 맛을 알리요? 







국물로 속을 풀다가, 만두와 완자를 넣고 칼국수를 투입했습니다. 밑반찬은 샐러드와 김치. 저는 개인적으로 밑반찬이 많이 나오는 식단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회집에 가면 메인요리가 나오기 전에 밑반찬에 배부르지요. 물론 그 맛에 회집을 찾는 분들도 계시지만. 단순하고 메인 요리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음식 남기는 것도 그렇고.



 


 만두맛이 참 단백하고 맛있네요. 얼큰한 국물맛을 중화시키는 역할도 하는 것 같습니다. 
완자는 이빨 부실한 저에게는 효자 따로 없네요!!




식당 내부 인테리어도 단백한 음식 맛처럼 간결해서 좋네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삽화분위기가 납니다.




토요일이고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이라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예약석은 많이 보이네요. 




잠시 한 눈 파는 사이에 곱창전골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친구가 먹성이 좋거든요?
 



냉콩국수도 특별식으로 선보였네요. 배는 부른데,, 갑자기 냉콩국수가 먹고 싶었지만.. 과유불급. 오늘은 참겠습니다. 곱창전골은 먹고나서 밥을 볶아달라고 주문하시면 됩니다. 화룡점정, 밥을 먹어야지 음식 먹었다는 느낌이 든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강 추천합니다.





최근 개봉된 김재환 감독이 생생체험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트루맛쇼'. 피터 위어 감독이 연출하고 짐캐리가 출연한 투르먼쇼가 아니라 트루맛쇼. 둘다 속인다는 소재는 같습니다. 먹을 거리에 대한 관심이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TV 방송에서도 먹을 거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시나브로 증가했지요. 아니 대폭 늘어났습니다. 맛배기차원이 넘어섰습니다. 이왕이면 같은 돈 네고 맛있는 식당을 찾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망이지요. 하지만 방송에서 소개한 식당이 다 베스트는 아닙니다. 그 숨겨진 이면을 살펴보면, 수긍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블로그들이 쓴 맛집 칼럼도 문제가 많이 제기되어서,모다고다 관련 포스팅을 하려고 하니 괜히 조심스럽네요.



'제 눈에 안경'이란 말이있지요. 사람의 입맛도 천차만별. 그래서 저는 가능한 외식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요즘들어 식생활이 바뀌었지요. 가능한 집에서 직접 요리해서 먹는답니다. 맛은 떨어져도, 좋은 식재료를 구입 조미료를 쓰지 않은 음식을 먹다보니, 음식 본연의 맛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외식을 하지 않을 수는 없지요. 가끔은 딱 차려진 밥상이 그립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강심장에 출연한 가수 김현중은 전국을 돌면 맛집을 찾아 다녔다고 합니다. 먹다 보니 조미료 팍팍 친 음식이 가장 맛있었다고... 이렇듯, 음식 맛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가능한 좋은 재료를 가지고 만든 제철 음식이 최고지요. 보약 먹을 필요 없습니다.



30대 때 잠시 여의도의 한 방송국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점심 때만 되면 괴롭지요. 무엇을 먹을까? 마땅하게 입맛을 댕기게 하는 음식집은 보이지 않고... 그래서 저는 가능한 손님은 없더라도 식당이 깔끔하고 주인이 친절한 집에 간답니다. 음식 맛은 조금 떨어져도, 무리한 조미료 팍팍 들어간 식당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모다고다, 시원한(?) 해장과 국시를 만나 보십시오. 곱창전골 뿐만 아니라, 흑돼지 수육과 고다국시도 먹을 만 하답니다. 아직 개업한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아서, 많이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돼지에 푹빠지고 싶은 날.... 가끔 들러서 한 여름 우물에 빠진 입맛을 살려낼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단, 무엇이든지 믿으시면 안 됩니다. 제 입에 따라 음식 맛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한가지 모다고다에 당부드리고 싶은 점은 음식 메뉴판과 계산영수증에 표시된 식단과 다른다는 점. 이왕이면 음식 메뉴판에 주료나 음료, 밤 추가 등 기타 메뉴를 표시했으면 합니다. 



* 휴대폰 카메라로 담아서 화면이 조금 어둡습니다. 음식 색깔은 칙칙한 흑색은 아니고 밝은 색이니 걱정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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