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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밥

나가수, 왜 스스로 무덤을 파는가?

by 밥이야기 2011.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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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우리들의 일밤  - 나는 가수다(나가수)'. 노래를 감상하는 건지, 논란을 감상하는 건지 종잡을 수 없다. 우선 나가수에 출연한 가수들을 탓할 생각 없다. 나가수가 지금까지 빚어낸 논란은 갈팡질팡 제작진 때문이다. 제작의 큰 틀을 세워놓았으면, 틀(제작 방향)을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제작진은 왜 틀을 흔들어 대는걸까? 설계가 잘못되었기 때문일까? JK 김동욱 하차 소식을 듣고, 지금 나가수 공식 누리집 시청자게시판에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글도 많다. 초심이란 무엇일까? 나가수 프로그램 제작 취지를 다시 읽어보자.


" 다양한 그룹들과 댄스음악으로 편향된 방송 가요계에 다양한 음악이 공존하는 무대! 진짜 가수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든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가창력을 소유한 레전드급 가수들의 극한 서바이벌! 한 사람은 탈락해야 한다!!! 대한민국 최고 가수들의 노래 대결이라는 새로운 포멧으로 흥미를 주고, 가수들의 진지한 음악관과 개그맨들의 엉뚱함을 믹스해 재미를 더하고, 가창력 있는 가수들의 심금을 울리는 노래로 감동을 전한다."





나가수가 처음 선을 보였을 때 사람들이 환호와 찬사를 보낸 이유다. 진짜 가수와 노래란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김건모 탈락 원칙을 저버린 제작진의 첫 번째 실수로 '서발이벌의 원칙'은 무너졌다. 쏟아지는 비판 대응을 발빠르게 잘 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나가수는 MBC  김재철 사장이 책임진다는 말까지 나오며 담담 피디(김영희)를 교체했다. 김건모도 툴툴 털어내었다. 나가수 첫 탈락자(김건모 제외)인 정엽을 보라. 비록 아쉽게 탈락했지만, 탈락을 받아들였기에 더 인기를 끌고 있다. 그의 노래를 시청자들이 기억했기 때문이다. 나가수 때문만은 아니다. 나가수가 모든 사람을 만족 시킬 수 없다. 하지만, 조금 다른 노래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목마름을 잘 이해했다면....


담당 피디가 교체되고, 짧은 휴식기(?)를 가지고 새로운 피디(신정수)가 투입되었다. 임재범도 투입되었다. 임재범의 등장은 제작 취지에 나와있듯이 노래뿐만 아니라 '진지한 음악관'과 가수의 인생 이야기가 가미되어, 나가수는 부활하는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스포일러에 잦은 원칙 위반, 가수 선정 등 투명하지 못한 진행 과정은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의 원성을 사게 만들었다. 나가수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많다는 것을 반증한 것이다. 일이 터지고 나서 사과를 하고 수습을 할 것이 아니라 질 높은 음악방송프로그램을 만든다는 초심을 이어갔다면, 잡음은 없었을 것이다. 물론 아무리 프로그램을 짜임새있게 잘 만들어도 비판하는 사람은 있다. 그렇다면 나가수 제작진의 착각은 무엇일까? 자신들이 짜 놓은 제작 취지를 돌아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스로 무덤을 판 이유는 조급증 때문이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시청률도 제작진을 우왕좌왕하게 만든 이유임에 틀립없다. 생방송이 아닌 이상 스포일러를 어떻게 막겠는가. 하지만 초심을 잃지않았다면 스포일러는 문제 될 것이 없다. 누가 나가수 관련 인터넷 글만 만사 제쳐놓고 읽겠는가?


나가수는 강사들의 교육 소재로 회자될 정도로 파급력을 만들어 내었다. 연예인들이나 입담꾼들이 단골 메뉴로 나가수를 이야기하고 있다. 나가수 점쟁이(김어준)도 나오지 않았는가? 이제 나가수 제작진은 초심으로 돌아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 취지에 걸맞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바란다. 시청자들의 비판에 너무 민감하게 작용하거나, 고개 돌려도 문제지만, 왜 논란이 계속이어지는지 생각을 가다듬어 보기 바란다. 서바이벌, 생존의 게임을 들고 나온 이상 공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 노래는 노래로 말해야 하는데, 요즘 세상이 그런가? 공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나가수 제작진은 임재범 후유증에 너무 기울어져 있는 것은 아닌지, 목소리 높여 부르는 노래만 노래인지, 다양한 노래가 공존하는 무대를 만들고 있는지, 출연 가수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 탓 이라는' 생각으로 이제는 '논란'이 아니라 '노래'를 감상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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