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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박완서의 13억과 SK 최태원 회장의 1000억

by 밥이야기 2011.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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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13억 
고인이 된 소설가 박경리 선생이 남긴 현금 자산 13억원이 서울대 인문대학교 학술기금으로 보태진다고 한다. 고인은 자신의 장례식장에 가난한 작가들에게 조의금을 받지말고, 잘 챙겨달라는 말은 남겼다. 고인의 얼굴을 보면, 어머니의 얼굴이 떠오른다. 누구에게나 어머니는 '나눔' 그 자체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박완서는 서울에 입학하지만,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전쟁으로 숙부와 큰 오빠를 잃는다.  고인의 기부 소식을 전해들으면서 처녀 소설 <나목>과 한국의 국보급 화가 박수근의 <나무와 여인>이 떠올랐다.  소설 <나목>에서 박수근은 6·25 동란 중 밥벌이로를 위해 PX에서 미군 병사들을 대상으로 손수건에 초상화를 그려준다. 그 그림 중에 하나가 바로 박수근이 그린 <나무와 여인>이다. 앙상하게 시들어가는 나무는 죽어가는 고목이 아니라, 모진 추위를 견디며 새봄과 새날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생명력이자 희망의 뿌리를 품고 있는 겨울 나무다.


 


SK 최태원 회장의 1000억
박완서가 기부한 13억. 원고지 글을 써서, 아껴 모은 돈이다. 소중한 돈이다. 누군가 자녀에게 돈이 아니라, 재능을 남겨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인의 가족들, 마음 또한 아름답다. 고인이 남긴 뜻은 겨울 나목이 아니라, 내내 봄 잎처럼 살아있을 것이다. 고인의 기부 소식을 들으면서 SK 최태원 회장이 선물투자를 해서 1 천 억원을 잃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자신의 돈을 마음대로 쓰겠다는데 딴죽 걸고 싶지는 않지만, 최 회장의 묻지마 선물투자가 불편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시대 존경 받는 인물들은 누구일까? 존경 받는 기업인들은 누구일까? 기부를 많이 한다고 존경받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한국 재벌가의 기부는 항상 우여곡절 속에 마지못해 하는 것처럼 보였다. 탈세와 상속세 탈루 등 비리문제가 터져나오고 사법 심판대에 오른 뒤, 면제부처럼 돈을 기부한 것 처럼 보였다. 기업도 사회공헌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생생내기에 가깝다. 미국의 한 재벌 2세는 막대한 돈을 상속 받고도, 세계 빈곤과 참사 현장에서 자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에게 왜 기업을 운영하지 않고, 힘든 일에 뛰어드냐고 기자가 묻자. 말했다. 돈을 아는 것보다, 먼저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한다고. 


박완서의 13억은 인문학의 씨앗돈이 되어, 싹을 틔울 것이다. 서울대 관계자도 고인의 뜻을 아로새겨, 정말 필요한 곳에 소중히 썼으면 한다. 최태원의 1000억은 증발했다. 사라진 돈은 서민들과 샐러리맨들의 희망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절망을 되살렸다. 재벌가들의 자녀들은 과연 '사람'을 '사람'의 가치를 제대로 배웠을까? 돈의 가치만.... 오늘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지 3일만에 부활한 날이다. 예수의 부활은 무엇을 의미할까? 잘 모르겠다. 탐욕의 시대. 박완서의 아름다운 기부만 계속 부활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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