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러기 선교회를 만들고 소액신용담보대출(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을 통해 빈민 목회 활동을 펼쳤던 한나라당 비례 대표 1번 강명순 의원(목사)이 한나라당 의원총회(개헌론 총회)에서 한 말씀 하셨네요. 한나라당 의원들이 다 목자로 보이겠지요. 포교대상입니다. 어린 양이 아니라 어린 늑대들. 강 의원은 개헌론에 반신반의하고 있는 친박계 의원을 겨냥, 수장인 박근혜 의원을 향해 호의호식 발언을 남겼습니다. " 유신헌법으로 고생한 사람들에게 사과하는 의미에서라도 유신 시절 호의호식한 박근혜 전 대표가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나와 남편은 빈민운동을 하느라 고생했는데 박 전 대표는 청와대에서 잘 먹고 잘 지낸 만큼 나는 빚 받을 게 있다. 박 전 대표가 맞춤형 복지를 하려면 아동복지 부문에서 헌법을 개정해야 하고 그래야 빚이 제대로 갚아진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강명순 의원은 2005년 부터 이른바 ' 빈나2020' 운동을 펼치고 있지요. 2020년까지 빈곤아동과 결식아동이 한 명도 없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긴 캠페인입니다. 빈민 운동을 오랫동안 해오셨기에 복지에 대한 고민과 애정이 많으신 분입니다. 최근에 강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에 11장에 달 하는 긴 편지를 보내서 화제를 모았지요. 오 시장은 얼씨구나하면 자신의 공식블로그에 강 의원의 편지를 자랑삼아 공개했지요. 강 의원은 오 시장의 무상급식 반대에 찬성하는 분입니다.
"학교에서 점심 한 끼를 220일 동안 모든 아이들에게 먹이느라고 실질적으로 복지지원이 필요한 빈곤 결식아동, 결손 가정 자녀에게 지원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더욱 무거워집니다...사교육 근처에도 못가는 아이들이 방과 후 수업을 마음껏 들을 수 있고 각종 학습 자료도 제공받을 수 있으며, 늘 부담스러웠던 교육 잡비도 해결할 수 있는 예산...전면 무상급식이 정말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해 만들어진 정책인지 묻고 싶다"(강명순 의원이 오세훈 시장에게 보낸 편지글 중에서)
강명순 의원의 글을 읽으면서, 이 분이 과연 빈민운동을 펼치신 분인가? 의심이 들었습니다. 중국 덩샤오핑(등소평)이 1970년대중국 개혁 개방경제정책을 내세우면서 주장한 흑묘백묘론이 떠올랐습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강명순 의원이 한나라당에 입성했을 때 바랬지요. 비록 한나라당이지만, 좋은 복지정책을 펼쳐라고. 하지만 무상긊식에 대한 강 의원의 주장으로는 결코 쥐를 잡을 수 없습니다. 흑묘백묘론를 두 가지로 압축한다면 사상해방과 실사구시지요.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주의는 과연 누구를 위한 실용인가요? 강 의원도 눈과 귀가 있으니 잘 아시겠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관은 강부자, 친기업주의입니다. 서민경제를 이야기 하지만, 부자감세에는 눈감고 있지 않습니까. 강 의원이 바라는 빈곤 없는 나라를 이루기 위해서는 보다 큰 양보와 배려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이 세금을 공정하게 내고, 부패의 고리를 끊고 사회에 환원해야지요. 무상급식은 의무급식입니다. 누구나 교육을 받을 의무가 있듯, 국가는 교육을 위해, 자라나는 세대의 균형잡힌 식단을 위해 급식을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빈민의 아버지라 불렸던 프랑스 아베 피에르 신부는 신앙인으로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을 가장 고통 받는 자들을 돌보는 일이라고 말했지요. "오늘날 우리는 사람의 권리만을 이야기할 뿐, 의무에 대해서는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존재는 운명적으로 의무를 갖고 태어난다. 모든 것은 이 의무를 실현하기 위해 실행되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의무는 권리의 근거이다"(피에르 신부)
강 의원의 그때 그 시절 박근혜 의원 호의호식 발언에 대해 문제삼고자 드리는 글이 아닙니다. 개헌을 빚대어 호의호식발언을 한 것이 문제지요.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개헌론의 저의가 수상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개헌론을 꺼내것인지 의문이 많이 들지요. 개헌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개헌론이야 말로 그들만의 리그를 위해 지속적으로 호의호식하겠다는 거지요. 그렇기에 강 의원의 호의호식 발언이 진부해 보이는 이유입니다. 현재 누가 호의호식하고 있는지도 함께 말하셔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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