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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최고은 죽음에 안철수 교수 얼굴이 납빛으로 변한 이유?

by 밥이야기 2011.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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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 영화 <격정 소나타>를 끝으로 짧은 생을 마감한 최고은. 작가가 쓴 마지막 시나리오는 어느 제작사의 서랍 속에 잠들어 있는지 알 수 없다. 최고은의 애절한 죽음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은 끝 모를 사연에 슬퍼했다.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 외로움에 몸부림쳤을까.  이웃집 방문에 쓴 그녀가 남은 쪽지. “그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 유서 아닌 유서가 되었다.  현실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슬픈 다큐멘터리의 내래이션이 되었다. 짧은 현실의 격정 소나타였다면, 겨울 도시의 거리에 울려 퍼지는 음악처럼 무심결에 스쳐 지나갈 수 있을 것인데.


새파랗게 젊다는 것이 한 밑천인데, 왜 고인은 마음의 방문을 닫았을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고개 흔들지 말자. 새파랗게 젊다는 것이 한 밑천이 될 수 있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너무 고달프다. 한 개인의 나약함으로, 의지 상실로 고개 돌리지 말자. 시골 의사 박경철은 자신의 트위터에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을 글로 남겼다.



오늘 접한 한 청년의 비극이 내내 마음을 무겁게 하네요. 안철수선생님과 이 이야기를 하다가, 감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치열하게 도전하라'는 말을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선생님도 이 소식에 얼굴이 납빛이 되더군요..

실패가 죽음이라면.. 그 과정이 이렇게 고통스럽다면, 소수의 성공사례를 들어 도전을 말하는 것은 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는 생각마져 듭니다. 우리세대가 후배들에게 또 그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조국'이 정말 이런 모습일 수는 없는데요..

국가사회가 개인의 행복을 보장할 수는 없겠죠. 또 그리하겠다는 말은 레토릭일거구요. 하지만 최소한 불행하지 않게 할 수는 있겠죠. 상대적행복은 개인의 몫일테지만, 절대적불행은 공동체가 해결할 수 있을테니까요. 이제는 정말 게임의 룰을 바꿔야합니다..

더 아픈건 냉소였죠.. '가족도 없나?, 주변사람 뭐했나?, 공장가면 일자리 많다..등등'..물론 이해가 안되는분도 계시겠죠. 하지만 외롭게 꿈을위해 분투하던 그에게 유일한 동력은 아마 목숨과도 같은 처절한 자존심이었겠죠. 아프네요. 많이 ..


<출처: 박경철 트위터 >



슬픔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왜 슬픈 현실의 시나리오는 계속되어야 하나.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 있다고 하는 한국 사회에서, 생계형 자살과 죽음이 반복되어야 하는 걸까. 무엇때문일까. 최고은도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최저생계비에도 턱없이 못미치는 돈으로 생활을 꾸려야 했다. 창작의 길을 걷고 있는 예술가 뿐이랴. 죽은 예술가의 사회는 문화가 죽은 사회다. 예술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시대. 돈 지상주의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최고은의 죽음에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은  "한 젊은 시나리오 작가가 병마와 굶주림에 시달리다 죽음을 맞은 사실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 이웃에게 음식을 부탁하는 쪽지였다니 말문이 막히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누기 어려울 지경이다" 성명서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최고은씨의 죽음은 비참합니다.콘텐트 제작, 유통산업의 어두운 실상이 다시 나타났죠.우리는 밝은 쪽 화려함과 한류 등에 열광했지만 이 산업의 건강하고 충실한 성장과 업그레이드에 그리 성공하지 못한 셈입니다.이번에도 눈물 위에 그냥 흘러가겠죠.."(신경민 트위터)



슬픔을 눈물의 강으로 흘려 보내지 말고 가슴에 새겨야 하는 이유다. 최고은. 고은 이름을 버리고 서러운 이름으로 떠나갔지만, 민주화 운동 시대를 경험했던 사람들은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현실 안주의 우물에서 나와야 한다. 당신의 딸, 동생이 바로 최고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최고은이다는 것을 마음 속에 다져 넣어야 한다. 사람 사는 세상은 완주가 아니라 끊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막힘없는 걸음에서 시작되다는 것을.. 끝은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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