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오마이뉴스
지난 1월 22일, 봉은사에서 리영희 선생 49재가 열렸습니다. 명진 스님도 참석, 추모 법문을 남겼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취재한 기사를 뒤늦게 읽으면서, 리영희 선생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리영희 선생이 바라는 세상은 어떤 세상이었을까? 명진 스님은 리영희 선생을 기리면서 "선생이 바란 세상은 거창한 사상과 이념을 내세우는 곳이 아니라, 서로 밥을 떠 넣어주는 소박한 세상, 지금 세상은 어떤가? 그렇게 밥을 떠 넣어주는 세상인가? 돌이켜봐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밥이 하늘이다’ 참 좋은 말입니다. 밥을 하늘처럼 생각한다면 사회가 조금 달라지겠지요. 밥은 어디에서 나옵니까. 육체와 정신을 살찌우는 밥. 아무리 부귀영화를 누린들, 밥 없이는 살 수 없지요. 그 밥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정부도 아니요 기업도 아닙니다. 농부들이요. 사회를 소리 없이 움직이는 노동자들의 땀이 빚어낸 것 아닐까요. 그렇기에 밥을 먹을 때 노동의 신성한 가치에 대해 생각을 해보아야 합니다. 정신적 밥은 육체적 밥을 일깨우는 지성의 밥입니다. 끝없이 사회가 공정하고 균형 있게 발전될 수 있도록 생각을 나누는 거지요. 서로 밥을 떠 넣어주는 세상인가? 질문을 던지고 실천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겁니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밥이 불평등합니다. 밥을 생산하는 사람들은 푸대접을 받고 있지요. 자기 밥그릇만 키우려는 사람들 욕망의 폐단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요즘 복지논쟁이 한참이지요.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를 이야기합니다. 복지를 너무 확대 해석해도 문제지만 협소하게 보아서도 안 됩니다. 성장과 배분은 동전의 양면이지요. 균형이 가장 중요합니다. 복지 포퓰리즘을 이야기하기 전에 과연 한국 사회가 균형 있는 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복지의 기본 철학이 공유되어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복지의 사전적 의미는 ‘만족할 상태’입니다. 사람마다 만족의 기준치가 저마다 다릅니다. 사람의 욕망 때문이지요. 그렇기에 복지정책은 간단치가 않습니다. 어느 한 쪽에 부가 편중되지 않도록 정책을 펼치겠다는 생각이 중요합니다. 아주 간단하지요. 이걸 부인하다보니, 복지에 대한 편견이 생기는 겁니다. 많이 벌면 많이 세금을 내고, 그 세금으로 어려운 형편에 있는 사람들의 복지 여건을 높여 주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잘 살 수는 없습니다. 인간으로서 최소한 누려야 할 생활의 형편을 높여주는 지향. 함께 밥을 떠먹이고 나누겠다는 생각이 전제되어야지요. 어느 한 쪽에 부가 흘러넘치는 세상은 정의로운 세상이 아닙니다. 홍익대 청소부 경비직 어머니 아버지 들이 받았던 월급과 점심값을 떠올려 보십시오. 이분들이 바라는 것이 아주 큰 것입니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급여와 한 끼 300원 식대비가 정상인가요? 최소한의 요구를 했을 뿐인데, 이들은 학교로부터 해고당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경련에서 30대 기업 총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책을 추천했다고 합니다. 책 제목은 <위대한 기업에서 사랑받는 기업으로>.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물질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어야 하지요. 삶의 가치와 의미를 더 살펴보아야 합니다. 기업뿐만 아닙니다. 대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공하는 정부의 기준도 바뀌어야 합니다. 경제 성장을 하지 말자는 뜻이 아닙니다. 성장이 누구를 위한 성장인지, 소수의 성장인지, 보편적 성장인지를 얘기해야지요.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 또한 사랑받는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에게 말을 건네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를 잘 살펴 반성할 것이 없는지 끝없이 채찍질 해야지요. 그런가요? 이제 사람들은 이념이 아니라 인간의 가치, 진정한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여전히 이분법적인 복지논쟁에 함몰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명박 정부 아닌가요.
"이게 이명박씨가 만들겠다는 선진국인가? 선진국, 선진국 하더니 이 나라를 선짓국으로 만드는 것 같다"(명진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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