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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정동기 후보 사퇴의 변, 심청사달과 성현의 말씀에 담긴 뜻

by 밥이야기 2011.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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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가 사퇴했다. 후보로 지명된 지 12일 만이다. 자진사퇴냐, 인사청문회까지 갈 것이냐 저울질 고민 끝에 나온 결정이다. 하루살이 고민. 차선도 최선도 아니다. 사필귀정이다. 정 후보의 가장 큰 부담은 한나라당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사퇴를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청와대도 한나라당 지도부의 역습에 무방비 상태에서 당했다. 설마가 사람 사퇴시켰다. 왜  감사원장같은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할 인물을  설마인사로 넘어가려했나? 여론마저 등을 돌렸다. 이런 상황에서 정 후보가 자진 사퇴를 피할 수 있겠는가. 정 후보는 자신으로 인해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고 향후 국정 혼란을 감안 후보를 고집할 수 없었다고 심정을 표현했다.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누를 끼친 것이 아닐까. 정 후보를 탄생시킨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 또한 국민에게 누를 끼친 것이다. 말은 바로 하자.

 

정 후보는 사퇴의 변을 통해 성현의 말씀 두 개를 선보였다. 하나는 명심보감에 나오는 심청사달(心淸事達). 마음이 맑으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 라는 뜻. 다른 하나는 장자가 천운편에서 쓴 말이다. "두루미는 날마다 미역 감지 않아도 새하얗고 까마귀는 날마다 먹칠하지 않아도 새까맣다“. 사람의 본성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신의 경력과 재산문제, 사생활이 정치적 이해에 따라 악의적으로 왜곡됐다고 사퇴의 변을 남긴 정 후보. 성현의 말씀을 위안삼아 사퇴한다고 말했는데, 과연 그런가?


정말 심청사달의 뜻처럼 생활을 했을까. 검찰직을 사퇴하고 매달 1억원이 넘는 돈을 7개월간 받아왔는데, 시민들의 눈에 마음이 맑은 사람이라고 비춰질까. 정 후보는 청문회 없이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재판없이 사형 선고를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는 사법재판이 아니다. 사형선고 또한 없다. 억하심정에 간곡한 표현을 썼겠지만,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않는 것이 국민을 편하게 하는 길이다. 정말 떳떳하다면 사퇴하지 마시라. 사퇴하면서 그런 말을 언급하는 것으로 미루어 정 후보 마음이 맑아 보이지 않는 이유다.



두루미가 미역감지 않아도 하얗고 까마귀가 먹칠하지 않아도 새까맣듯,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것을 정 후보와 이명박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성현의 말씀을 위안 삼을 것이 아니라, 사실을 사실 대로 말하는 것이 두루미가 두루미로 까마귀가 까마귀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감사 당해야 할 사람을 감사원장에 내정했다는 것은 겉이 검은 까마귀를 희게 보이려 한 것이나 다름없다. 왜 사람들이 모르겠는가. 성현의 말씀 운운은 적반하장이다. 사퇴의 변인지, 이명박 정부를 위한 변인지 성현의 말씀마저 곡해시키는 요즘의 현실. 성현 군자가 알면 통곡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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