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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이명박 대통령 시정연설, 제 2의 취임 공약인가?

by 밥이야기 2010.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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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전문을 읽어보았습니다. 공정한 사회를 말하시면서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씀을 하셨네요. 좋은 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서야 가능한 좋은 말을 많이 하고 싶겠지요. 하지만 오늘 발표한 시정연설은 뭐랄까. 자화자찬 길고 긴 정부 홍보전단을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멀리 함께 가면 서민들 살림살이가 고달 퍼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시정연설 중에 몇 가지 이야기를 보탤까 합니다. 2008년 제1차 워싱턴 G20정상회의에서는 보호무역주의로 가는 것을 막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유무역이 대세가 아닙니다. 경제 강국은 여러 시장 상황(고유가, 식량위기 등)이 악화되면, 보호 무역을 취하게 되어 있습니다. 자유무역 신봉국 미국도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무역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한국 또한 자유무역이 아니라 정부의 개입이 심한 편이지요. 이런 말에서부터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두 번째,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가장 성공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말씀하셨는데, 일면 맞지만 그 속내를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지요. 외형적 수치경제는 좋아졌을망정, 서민경제지표는 엉망입니다. 도대체 어느 경제가 좋아졌다는 말씀인가요? 서민경제를 말하는 겁니까.

 

세 번째, 공정한 사회를 말씀하셨습니다. 넘어진 사람은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일어선 사람은 다시 올라설 수 있고,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는 공정한 사회. 말대로라면 너무나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역행하고 있습니다. 공정하지 않은 정부는 공정한 사회를 이룰 수 없습니다. 문화적 토양이 깔려 있지 않은데, 자꾸 공정한 사회만 외친 다고 해결 될 일이 아닙니다. 당장 기업형 슈퍼마켓(SSM) 관련 법안이라도 공정한 틀을 만드십시오. 기습적으로 남의 눈을 속여가면서 개점하고 있는 롯데마트나 대형마트에서 피자까지 팔면서 소비의 자유를 외치는 경영인이 있는데, 사회가 공정해지겠습니까.

 

네 번째,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생명 살리기' 라고 재차 강조하셨습니다. 사업이 완성되면 푸른 한국이 될 것이며 외국인들이 찾아드는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왜 살리기라는 말을 포기하지 않는 겁니까. 4대강 사업이 가장 불공정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사업입니다. 이 사업을 바로 잡지 않고 공정사회를 말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입니다.

 

다섯 번째,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고 시장 잠재력이 풍부한 첨단융합, 지식기반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태양광, 풍력, 원자력 등 미래의 성장을 이끌 녹색기술 산업을 중점 육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원전플랜트 등 차세대 수출 효자산업 육성을 하겠다고 말했지요. 블루오션과 레드오션 두 마리의 토끼를 다잡게다는 의지로 보아야 하는 건가요?

 

오늘 참 취임사 공약 못지않는 많은 말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어느 한 부분 진솔하게 다가서는 발언을 찾지 못했습니다. 지적할 내용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동안 찔끔찔끔 흘려 놓은 조각 발언들을 종합한 정보홍보물이나 다름없습니다. 지금 국민들은 제 2의 취임사를 원하지 않습니다. 보다 진솔하고 실질적인 내용이 담긴 시정연설을 바라고 있습니다. 한 가지를 보면 열 가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것저것 다 팔아 보겠다는 백화점식 논리. 이제 더 이상 공약을 남발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몇 가지라도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제대로 씨앗을 뿌려보십시오. 씨앗도 씨앗 나름. 4대강 사업 씨앗은 결코 튼튼한 뿌리와 물과 자연을 살리는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멀리 함께 가자고 말씀하셨는데, 멀리 함께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빨리 끝내시고,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시길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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