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오른쪽): 게으른 미오군
2009년 6월 광장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서울광장입니까, 거리입니까, 6월 광장은 마음의 광장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1987년 6월 항쟁이 군부독재의 장기 집권 음모와 반민주, 반통일 세력에 대항한 미완의 시민혁명이었다면, 2009년 6월 항쟁은 권위와 민주주의 후퇴에 대항하는 싸움이 되어야 합니다. 싸움은 폭력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비폭력의 싸움입니다. 그러므로 싸움을 넘은 싸움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들은 마음의 광장을 열고 모든 공간을 민주의 광장으로 다시 열어야 합니다. 그 길 만이 87년 6월 항쟁에 쓰러져 간 많은 사람들의 넋을 위로하는 길이며 살아남은 자의 마지막 책무이기도 합니다. 87년 이전이 군사문화가 만든 제 1권위시대였다며 지금은 가진 자들을 더 잘 살게 하는 신권위시대입니다. 창발적이고 상상력이 넘치는 문화의 세기와 환경의 세기를 열어야 하는데 한국의 시계 바늘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공동체의 정과 지혜과 넘쳐나는 오래된 미래가 아니라 나쁜 과거의 답습의 길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제 1권위시대를 흉내 내며 토건 개발국가, 속도의 전쟁을 통해 일의 노예로 사람들을 전락시키는 개발권위사회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천민자본주의에서 권위자본주의시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민주주의가 후퇴되고 있습니다.총, 칼 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불통의 사회입니다. 반대세력에게는 낡은 이데올로기의 옷을 걸치게 해서 빨갱이로 몰아버리고, 대결을 조장하는 사회. 통합이 아니라 갈등을 조장하는 사회, 사회적 약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사회.
이제 다시 부활하고 있는 권위와 독선의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 그 길이야 말로 후세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세상을 이어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권력을 쥐어 튼 자들은 분열을 가장한 다른 이름으로 벽과 벽을 만들어, 갈등을 조장시킬 것입니다. 민주주의 후퇴는 질적인 삶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모든 폭력을 거부하면 폭력보다 무서운 독선의 광기에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우리는 인터넷의 광장에서, 현실의 광장에서 6월 10일 만나야 합니다. 아니 뜻이 관철될 때까지 6월의 광장을 이어 전국 각지에서 일고 있는 시국선언에 담긴 뜻이 관철 될 때까지 손을 잡아야 합니다.
설령 서울광장을 봉쇄하고, 광장을 막는 일이 있다고 해도 포기하거나 후퇴해서는 안 됩니다. 광장이 아니더라도 이제 광장(온, 오프라인)을 이어가고 만들어 갈 곳은 많습니다. 서울시와 정부는, 광장을 봉쇄하는 자들은 광장 때문에 권력에서 물러 날 수 있다는 과거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촛불시위가 절정을 이룰 때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뒷동산에서 끝없이 펼쳐진 촛불의 소리를 들었을 것입니다. 그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라는 것을 명심하시고 이번에는 마지막 민심 산책이라는 각오로 소리들을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 사진출처: 게으른 미오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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