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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일곱 시간 끊인 김치찜 같은 정치는?

by 밥이야기 2010.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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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먹다가 하나 사라져도, 사람 찾지 않고 나 홀로 먹을 수밖에 없는 김치찜.
저는 김치찜을 좋아합니다. 이빨이 우수수 빠지고 잇몸이 부실해지기 시작하면서
살살 녹는 김치찜에 푹 빠졌습니다.

 
한 때 월급에 목매달고 서울로 출퇴근 할 때는
서대문역 근처에 있는 김치찜전문집 '한옥집'을 즐겨 찾았습니다.
한옥집이야 워낙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맛도 그만이지라, 굳이 중언부언 하지 않겠습니다.

 
김치찜 요리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요리입니다.
요즘에는 찾는 사람이 많아져서 김치찜을 메뉴로 내놓는
식당이 많아졌지요.

 
그런데, 찜솥에서 끊인 김치찜과 하루 반나절 끊인 김치찜은
비교할 수 없습니다. 맛에서 차이가 납니다.

 
요즘 저의 호주머니가 섭섭해 하고 있는 빈궁기라
서울 나가서 김치찜 먹기는 그렇고, 김치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도 있는 걸까요?

 
그래서 직접 요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동네 정육점에서 돼지고기 목살 한 근, 삼겹살 두 근을 사서
맛없는 김치 맛을 살려볼겸. 냉장고와 옥외에 주구장창 지키고 있는
포기 김치들을 모아, 모아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묵은 김치와 돼지고기를 통째로 넣고, 마늘과 생강, 대파
양파를 넣고 어제 저녁부터 끊였습니다.
다른 재료 넣을 필요 없습니다.

 
팔팔 끊을 때까지 기다리다가, 물을 줄이고 마냥 끊이시기만 하면 됩니다.
새벽 3시까지 약한 불에 여섯 시간을 끊였습니다.

 
오늘 아침에 한 시간 더 끊였습니다.
완성.
먹기 전에 요리당을 조금 치세요. 윤기가 납니다.
눈맛이 입맛을 자극하니까요.
맛이 어떠냐고요?
환상입니다. 김치찜 하나로 일주일은 버틸 생각입니다.

 

김치찜은 김과 물계란(계란찜)하고 곁들여 먹으면 그만이지요.
동치미도 한 그릇 있으면 밥이 술술 넘어가고
술 생각나게 만듭니다.
김치찜을 해놓으니 갑자기 부자가 된 느낌입니다.

 
김치찜이 질리고 얼큰한 국물생각이 나면
물렁물렁 해진 김치와 돼지고기를 조금 꺼내서
멸치육수를 넣고 두부 쏭쏭 쓸어 넣으면
묵은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김치는 참 대단한 먹을거리입니다.
갓 담근 김치가 숙성을 거쳐 묵은 김치가 되어
감칠맛을 더하듯이 한국의 정치도 좀 그런 맛이 있어야 하는데…….

 
속도전에
삽질에
말실수에
개콘에
억지에

 
제발 김치찜 같은 정치 좀 하세요.
찜통에 넣어 한 시간 만에 해결하려 하지 말고,
바보들이라고 부르기에도 참 바보들이 섭섭해 할 것 같아
욕도 하기 싫네요.

 
김치~~ 정 떨어지는 정치
이제 감칠 맛 나는 정치판을 스스로가 만들어 내어야 합니다.

 



새벽잠 설치면 필자가 요리한 김치찜. 저도 한 요리 합니다.^^
블로거 분들에게 나누어 드리고 싶네요.(사진:밥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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