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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아침이슬’ 김민기는 생명운동가였다

by 밥이야기 2009.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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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슬의 김민기가 편집인이 되어 엮어 펴낸 '한살림선언'

 

20년 전 오늘입니다. 1989년 10월 28일 ‘한살림 선언’이 만들어졌습니다. 한살림 선언은 우리시대 큰 스승 무위당 장일순 선생과 박재일(한살림회장), 시인 김지하, 박혜성 등 많은 사람들이 참여 한국 생명운동의 지평을 연 외침이었으면 마중물이었습니다.

 강원도 원주는 한국 민주화의 성지라고 불립니다. 암담했던 군사독재정권 시대, 많은 민주인사들이 장일순 선생(이부영,손학규 등)을 찾았습니다. 장일순 선생님은 이들을 친구처럼 자식처럼 껴 앉았습니다. 아침이슬의 김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인 김지하도 장일순 선생을 스승으로 모시며 정신세계를 확장시켰습니다.


 


▲우리시대 큰 스승 무위당 장일순 선생. 그가 남긴 말과 행동은 새롭게 조명 받고 평가 받아야 한다.
 장일순 선생은>>


오늘 그 때 그 ‘한살림선언’을 다시 꺼내어 읽어봅니다. 한살림선언은 ‘공산당선언’에 비견될 수 있을 정도로 현대 산업문명이 빚은 환경문제와 생명사상을 동양적인 시각에서 풀어 담았습니다. 공산당선언은 이념을 떠나 많은 국가의 사람들이 필독하고 있습니다. 공산당선언이 자본주의 망령과 사회주의를 예견했다면, 한살림선언은 기계화된 서양의 이데올로기 도그마를 넘어 환경,생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내었습니다. 그렇지만 생명사상의 담론을 담은 ‘한살림 선언’은 크게 주목 받지 못했습니다. 너무 앞서갔다고 보아야 하나요? 한살림선언에는 오늘날 처한 환경오염과 생명경시 등 속도지상주의 사회를 질타하고 예견했습니다. 어쩌면 광우병사태도 미리 내다보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민기는 1990년 책으로 묶어 세상에 선보인 ‘한살림 선언’의 편집인이었습니다. 지금은 절판된 한 권의 책. 이 책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담겨있습니다. 김민기도 이 책에 독일의 서정시인인 클라우디우스의 ‘진보’라는 글을 옮겨 소개했습니다. 한 꼬마가 아빠와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아빠, 엄마, 왜 우리한테는 진보라는 것이 없나요” 부모들은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클라우디우스는 진보는 환경오염이라고 결론짓습니다. 세상의 발전을 위한 진보는 환경생태계를 파괴했습니다. 진보의 역설입니다. 삶의 질을 높이는 진보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관계에서 시작됩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며 귀천의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심어낸 동학의 최시형(해월) 선생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며 귀천의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간만의 평등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설파 했습니다. 하늘과 땅과 세상이 돌이나 풀이나 벌레나 모두가 한울님을 모시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모두가 하나입니다.




▲김민기가 '한살림선언'을 엮으면서 직접 번역 소개한 클라우디우스의 '진보'



  한살림선언은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산업문명의 위기 2. 기계론적 모형의 이데올로기 3. 전일적 생명의 창조적 진화 4. 인간 안에 모셔진 우주생명 5. 한 살림.

조금 어렵고 낯설 수 있는 한 살림선언에는 오늘날 우리가 처한 현실을 예단하고 환경문제나 생명운동의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녹색성장의 허구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성장의 그늘을 걷어 내지 못하면 결국 파멸의 길을 걸을 수 없다는.....

 “ 산업문명이 온 세상을 황폐하게 만들면서 급속히 생명을 파괴해 가고 있는 오늘의 죽임의 상황에 대하여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요청은 바로 생명의 세계관 확립과 이에 입각한 새로운 생활양식의 창조입니다. 분단상황에 놓여 있는 우리나란느 이 산업주의의 횡포가 특별히 심한 지역이며 이의 극복에 대한 요청도 민족통일에 대한 요청과 더불어 날로 커가고 있습니다. 한 살림모임은 이 요청에 대한 대답으로 창립되었습니다”

 
한 살림선언, 한 살림 선언을 주도했던 모임. 이 씨앗은 발아되어 한국 생협운동의 길을 였었던 조합원 20만 명의 한 살림으로 거듭났습니다. 밥상이 살아야, 농업이 살고, 농업이 살아야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이 지고한 진리. 우리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사태, 먹을거리 안전 위협, 생명이 위협 받고, 생명을 죽이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쌀값 때문에 농민들 마음의 땅에 금이 갈라지고 있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 20년 전의 한 살림선언은 너무나 소중하고 값져 보입니다. 정말 이제는 일상의 생활운동, 환경, 생명운동이 전개되어야 합니다.

 
이십 년 전의 김민기는 아침이슬을 맞으며 생명운동을 길을 함께 열었습니다.
지금은 돌아와 소극장을 운영하고, 노래연극운동을 펼치고 있는 김민기.

이제 20년 전의 뜻과 정신을 다시 살려 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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