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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괴벨스, 비서 폼젤 지킬박사와 하이드?

by 밥이야기 2016.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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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벨스, 괴상한 인물이다. 나치즘의 대가? 세계 제 2차대전 때 저질러진 나치 독일의 이른바 '책 화형식'도 잊겠는가? 나치 독일 선전부장관 요제프 괴벨스는 "옛것은 화염과 함께 사라지고 이제 우리 가슴의 불꽃으로부터 새것이 태어날 것입니다." 독일이 '사상 전쟁'이라는 명목으로 유럽에서 1억 권 이상의 책을 불태우자, 미국 정부와 출판계는 여기에 맞서 1억 2천여 권의 책을 전선의 병사들에게 보급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여한 병사, 야전병원에 누워 있던 병사 할 것 없이 모든 이들에게 책은 희망이며 무기였다. 기가 막힐 노릇? MBC 보도에 따르면 2차세계대전 참전용사 고든 맥키논은 말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홀로 보초를 서는 것은 매우 지루했지만, 책을 읽으며 견뎌냈습니다." 양장본 대신 책표지를 종이로 제작해 작고 가벼운 페이퍼백의 진중문고는 출판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출판계에 페이퍼백이 많은 이유이다. '전쟁터로 간 책들'의 저자 몰리 매닝은 "당시 부유한 사람들만 책을 읽었는데 저렴한 페이퍼백 등장으로 모두가 책을 읽을 수 있게 됐습니다." 알려지지 않았던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가 군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구가하면서 베스트셀러로 떠올라 고전문학의 정수로 자리매김했다. 전쟁터의 책들은 참전군인들을 새로운 지식 중산층으로 만들었고 독서의 대중화에도 기여했다. 한편 "우리는 아무 것도 몰랐어요. 모든 것은 비밀에 부쳐졌지요. 그렇게 일이 돌아간 겁니다." 유럽 최대 발행 부수의 독일 대중지 빌트는 1일(현지시간)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최측근이었던 요제프 괴벨스 옛 나치 정권 선전장관 여비서의 이 말을 옮기면서 "거의 믿을 수 없지만…"이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이 신문은 105세에 이른 여비서 브룬힐데 폼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독일의 삶' 상영 행사가 열린 뮌헨에서 지난달 29일 그를 만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그러나 행사장 앞에서 만난 폼젤은 "괴벨스는 엄청난 악한이었다"고 말하고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해를 끼치지 않았다. 다만, 당시에 너무도 정치에 무관심했음을 자책한다"라고 주장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폼젤은 100세가 되던 해인 2011년에도, 66년 동안의 침묵을 깨고 빌트가 단독으로 진행한 인터뷰에 응해 화제를 모았었다. 그는 당시에도 괴벨스의 행태를 증언하고 그의 일가족 자살 정황을 전하면서도 자신은 "홀로코스트를 몰랐고, 하루하루 밥 먹고 사느라고 정치에 무관심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영국 일간 더타임스도 1942년부터 1945년 소련에 의해 나치 정권이 패망하기까지 괴벨스의 비서로 일한 그가 괴벨스를 '지킬 박사와 하이드' 같은 인간형이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폼젤은 이 매체 인터뷰에서 "괴벨스는 잠시 우아하고 고상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이내 소리치며 날뛰는 요괴가 되는 식이었다"고 했다. 항상 잘 차려입고 몸가짐을 단정하게 하면서 지낸 바람둥이였지만, 여성 스태프를 괴롭히지는 않아 불만이 없었다면서 "여배우 절반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으니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도 폼젤은 말했다. 그는 나치 정권 당시 "우리는 모두 폐쇄된 공간에 갇힌, 하나의 거대한 강제 집단수용소 안에 있었던 것"이라면서 "나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는 않는다. 만약 죄의식이 있다면 이미 대가를 치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나치 패망 이후 소련 특별 감옥에서 5년 동안 수형 생활을 한 사실을 꺼내고는 "그건 쉬운 일이 전혀 아니었다"라고 했다. 정치에 무관심했었다는 그는 유럽의 최근 정세에 관해 "유럽이 무너지는 것 같다. 모든 것이 다시 갈라지고 있다"면서 독일에 난민 위기를 몰고 온 시리아 내전에 대해서도 "끔찍한 사태 발전"이라고 했다. 그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에 대해서도 "지금까지는 잘 돼가고 있다고 본다"면서 "국경이 다 찢긴 상황에서 영국민들이 무엇을 얻을 희망이 있겠나"라고도 했다. 신문은 폼젤의 이런 언급을 전하면서 그가 요즘 젊은이들의 (정치적) 행동에 대해 존경심을 보였다고 옮기고, 그러나 그는 자신이 일하던 그 시절에 대해 "지금과는 다른 세계였다. 요즘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평범한 한 독일인이 그저 좋은 직장을 가지려고 나치 정권의 한복판으로 들어선 얘기를 다룬 이 영화의 공동감독 올라프 뮐러는 "'그런 일이 나에게도 벌어질 수 있었을까'라고 관객들이 자문하게끔 의도했다"고 연출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