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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밥/책

추석 연휴 때 꼭 읽어볼 만화책

by 밥이야기 2009.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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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첫 권이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6권 이 나온 '새만화책'. 새만화책은 헌만화책처럼 일반서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없습니다. 서점에 가실 때 입고여부를 꼭 확인하신다음 구입하십시오.^^

 
추석 연휴. 다들 고향 앞으로 출발하는데, 여러 사정 때문에 가지 못하시는 분들이나, 차 안에서 동동 발 굴리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만화책이 있습니다. 이 만화책은 물론 한꺼번에 독파하거나 완주할 필요가 없습니다. 띄엄띄엄, 건너건너 골라 보셔도 되고, 생각 날 때마다 다시 읽어보아도 좋습니다. 이번 추석이 아니라 다음 해 추석 때 읽어도 무방합니다.

만화책의 이름은 ‘새만화책’입니다. 어린시절 만화방에서 읽었던 헌만화책이 아닙니다.

 

만화책을 잡으면, 끝장을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완독 내지 완파해야지 속이 풀리는 사람들. 이분들은 한 번에 쌓아놓은 벽돌을 깨듯, 다 부셔야 속이 풀리는 사람들입니다. 속도도 너무 빠르지요. 그런데 ‘새만화책’은 그러실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새만화책(vol1)’이 나온 2006부터 이 만화책을 계속 읽고 있습니다. 책은 가벼운데 무거운 철학책 보듯, 만화가 생각 날 때마다 보고 있지요.

 

‘새만화책’은 단행본 만화이자 만화잡지입니다. 만화 무크(Mook)지라고 할까요. 무크는 책(Book)과 잡지(Magazine)의 합성어입니다. 부정기 간행물을 뜻합니다. 매주, 매달 나오는 잡지가 아니라, 생각 날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발행하는 잡지를 뜻합니다. ‘새만화책’의 대표는 김대중입니다. 서거한 김대중 대통령과는 관련 없는 김대중. 김대중과 조경숙은 ‘새만화책’을 만들면서, 한국 만화의 발전을 위해 전방위적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대한문 앞에 걸린 시민분향소 추모걸개그림(아래 사진)도 새만화책 멤버들이 그렸습니다.



 




‘새만화책’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을 꼽으라면 만화작가 고영일입니다. 새만화책에 소개된 작가의 프로필을 먼저, 잠시 살펴 보겠습니다.



 


  ▲새만화책에 연재된 고영일의 '푸른 끝에 서다'.  운동권 학생을 통해 지난 시절 암울했던 군사문화와 인권을 소재로
   다룬'푸른 끝에 서다'. 세계적인 미술제에 만화작가가 초청받는 이변을 만들어 내었다. 한국만화의 쾌거라 할까!! 



<'새만화책'에 소개된 고영일의 프로필>


1

30여 년 전 지구에 도착했다. 오랫동안 서울 마포에 살아왔고, 그곳에서 지금 나의 많은 것들이 만들어졌다. 지구인으로 살아오면서 만화가 나를 가장 매료 시켰고, 현재는 그걸 즐기며 살고 있다. 지금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

 

2

“4월 1일, 어느 고등학교의 교실, 담임 선생이 나를 불렀다. 연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내가 ‘푸른 끝에 서다’ 로 상을 받게 되었다며 앞으로 나오라고 했다. 나는 상을 받았고 담임은 내 작품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는 시키지도 않은 소감 발표를 반 학우들에게 했고 소감 발표는 점점 길어졌다. 작품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았고 말이 많아질 수록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그리고 이 우습고 허무한 꿈에서 깼다.

 

3

“자전거를 타다 보면 나를 추월해 속도를 내는 자전거를 만납니다. 처음에 지지 않으려고 저도 속도를 추월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 저 사람과 나는 돌아갈 집이 다른데, 왜 나는 그를 좇아 속도를 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 천천히 내 갈 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4

나에게는 두 가지 숙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만화 칸 안에서의 삶과 칸 밖에서의 삶이 하나가 되는 것이고, 둘째는 젖은 나무를 태우듯 센 불길로, 뒤돌아보지 않고 긴 호흡으로 치열하게 타오르는 것입니다. 2007년엔 이 숙제를 더 잘 푸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고영일은 만화 '푸른 끝에 서다'로 세계 최고, 최대의 미술제 중의 하나인 독일 2007 카셀 도큐멘타에 초청을 받았습니다. 한국작가로는 백남준, 이우환, 육근병 등이 초청되었던 카셀도큐멘타는 베니스비엔날레와 함께 4~5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시회입니다. 초청 받는 것만으로도 세계 미술계의 입김을 불러 넣을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국제미술제입니다. 고영일이 초청받았을 때 언론에서는 조요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보통 때 같은 호들갑을 떨었을 터인데, 만화작가이기 때문인가요?

 
‘새만화책’은 지금까지 여섯 권이 나왔습니다. 책 한권의 분량은 300여 쪽. 만화용지 때문에 부피감이 있어서인지 꽤 두껍습니다. 어렸을 때 즐겨보았던 만화잡지를 연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새만화책은 표지 또한 재미있습니다. 표지도 한 편의 글 없는 이야기가 담겨있는 만화오 구성되어있습니다. 새만화책의 또 다른 장점은 외국 만화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만화와 관련된 글(평론)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만화만큼 확실한 국제공용어가 있을까요? 세계 만화의 흐름도 볼 수 있는 새만화책.

 


▲필자가 보관중인 '새만화책' . 머리가 꽉 막힐 때(항상 막히지만)마다 반복학습하고 있는.........



가다, 오다 혹은 방콕이 아니라 방꼭에서 혹은 직장에서 추선연휴 동안 읽어볼 새만화책을 꼭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만화책을 찾기란 쉽지 않는 세상에 새만화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쁨을 줄 수 있습니다. 간혹 웬만한 이론서보다 어려운 만화도 등장하지만,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만화이니까요. 한꺼번에 읽어보실 필요가 없는 새만화책.

 

저도 추석연휴 때 방문 꼭 잠그고 다시 읽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카셀다큐멘타에 전시자료집에 소개된 고영일의 '푸른 끝에 서다'




망가, 망가

다음뷰 블로거기자님들 추석연휴
잘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