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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일본 지진 구마모토,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by 밥이야기 2016.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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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파도타기는 공포에 가깝다. 14일 일본 강진이 시작된 지 닷새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비좁은 피난소에서 머물다가 쓰러지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실내 피난소가 부족해 차 안에서 노숙을 하다가 통증과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이송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나왔다. 아시겠지만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은 비행기여행에서 좁은 이코노미클래스 좌석에 장시간 앉아 있을 때 생기는 요통, 발의 통증, 호흡 곤란 등의 일련의 증상. 퍼스트클래스에서도 종종 발생하며 버스나 기차여행 시에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발과 종아리가 부어오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장시간 넓적다리의 압박 상태가 지속되어 하체 혈류가 불량해져 정맥에 혈전이 형성된다. 특히 중년 이후의 당뇨병, 동맥경화, 고혈압 등의 증세가 있는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결국 구마모토현에서 이번 지진 이후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 등의 진단을 받은 사람이 22명이다. 구마모토시에 사는 51세 여성은 집 앞 차에서 내리다 쓰러져 숨졌다. 아소(阿蘇)시의 한 대피소에서 생활하던 77세 여성은 지난 17일 화장실에서 쓰러진 뒤 급성심부전으로 숨졌다. 평소 질병이 없었고 지진에 직접 다치지 않아 현지 언론들은 재해에 따른 정신적 고통으로 숨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19일 오전 미나미아소에서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된 여성 1명이 숨져, 이번 지진 사망자는 47명으로 늘었다. 첫 지진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지진은 이날로 620차례를 넘어섰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구마모토(熊本)현 미나미아소(南阿蘇)의 아소산 중턱에 있는 피난소 주차장에 이재민들이 모여 있다. 체조를 했다.

 

40대 이재민은 온 가족이 자동차 안에서 먹고 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를 것이라면서 이렇게 계속 지내다가는 제명에 살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부터 아침체조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작 정부와 지자체가 내주는 구호물자는 이재민들에게 신속하게 전달되지 않는다고 한다. 5년 전 동일본 대지진 때 관료주의와 느림보 행정 때문에 비판이 쏟아졌는데 이번에도 행정 장애가 드러난 것이다. 피난소마다 구호품 배급이 늘어난 이재민 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언론은 연일 라이프라인 정보라는 이름으로 물과 식료품을 구할 수 있는 곳, 가솔린을 살 수 있는 곳을 안내한다. 그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편의점 정보. 물자 자체가 모자라는 것이 아님에도, 구마모토현이나 시의 시설과 인력이 부족해 구호품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재난 시 구호품을 보관하기로 지자체들과 계약을 맺은 기업들의 물류창고들이 무너진 탓도 있다. 이런 상황이다. 현주소이다. 지진은 그 자체가 충격이다. 구마모토현에 사는 한 분은 정부도 결정하지 못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여진이 가라앉으면서 정상을 찾아 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혹시 더 큰 지진이 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 때문에 밤에는 가족들과 함께 공원 빈터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마모토 시내에 있는 공공기관과 은행을 중심으로 이날부터 문을 열고 일상을 찾아가고 있지만 백화점과 쇼핑센터 등은 여전히 문이 잠겨 있었다. 구마모토 시내 등 피해가 적은 지역에는 이날부터 전기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구마모토공항에는 지난 16일 이후 나흘 만인 이날 오전부터 항공편 운항이 재개됐다. 일본 국민 종교인 신사들도 굳게 닫혀 있었다. 구마모토 시민들의 정신적 구심점으로 1000년 동안 이 지역 신사의 총본산 역할을 한 후지사키하치만궁도 문을 닫았다. 신관들은 보이지 않았고 신사 정문으로 이어지는 돌로 만든 도오리는 여기저기 파손돼 접근을 못 하도록 주변을 차단 줄로 둘러놓은 상태였다. 어쩌다 옆문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굳게 닫힌 정전 앞에서 눈을 감고 고개 숙인 채 무언가 간절한 표정으로 기원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실종자들을 찾는 구조 골든타임도 지나고 있어 안타까움이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