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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우리에게도 ‘굿바이 김대중’이 필요하다

by 밥이야기 2009.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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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델라와 한 간수와의 이야기를 소재로 만든 영화 '굿바이 만델라'. 우리에게도 더 많은 '굿바이 김대중'이 필요하다



어제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찮게, ‘굿바이 만델라’라는 영화 장면과 마주쳤다. 이 영화는 몇 년 전에 비디오를 구입해서 보았던 영화. 내친김에 다시 한 번 더 보았다. 영화를 보면서 이제 한국에도 ‘굿바이 만델라’를 뛰어 넘는 전기 영화가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리카의 최남단 남아공화국의 인종차별을 소재로 만든 영화는 꽤 많다. 덴젤 워싱턴이 출연한 ‘자유의 절규’. 이 영화는 남아공의 1세대 운동가인 만델라와 많은 사람들이 장기투옥 되면서 그 맥을 이은 흑인민권운동가 스티브 비코(Steve Biko: 덴젤 워싱턴 분)의 삶을 다룬 영화다. 스티브 비코는 1977년 경찰의 고문으로 죽지만, 그의 삶은 영화가 되고 노래가 되어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굿바이 만델라’는 만델라가 수감생활을 할 때 만난 한 간수와의 이야기를 통해,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과 만델라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넬슨 만델라를 이야기 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한 사람은 인종차별에 맞서 투옥되고, 한 사람은 한국 민주화를 위해 싸우다가 영어의 몸이 된다. 두 사람은 대통령이 되고 노벨평화상을 받는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삶을 살았던 두 사람. 만델라의 삶을 다룬 전기 영화는 계속 준비되고 만들어 지고 있다. 방대한 분량의 김대중 대통령의 전기가 나온다면. 그 발자취를 토대로 영화를 만들면 어떨까. 굳이 국내의 제작진들이 만들 필요가 없다. 아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에 다룬다면 만델라 못지않게 소재가 많지 않을까.

  김대중 전 대통령의 2차례의 망명, 죽음을 무릎 쓴 귀국, 암살위기, 가택연금, 감옥생활, 남북정상회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이야기는 한국근현대사의 기록이자, 아시아 인권, 더 나아가 세계가 보고 배워야 할 소재로 넘쳐난다.

김대중 대통령의 삶을 단순히 미화하거나 예찬하자는 취지가 아니다. 객관적인 사료에 근거해 인간 김대중을 조명해 보는 영화는 분명 필요하다.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감독은 누가 좋을 까? 닉슨을 연출했던 올리버스톤 아니면 국내에서는 임권택감독. 무거운 소재지만 더 가볍게, 흥행 또한 가능하다면. 한 인물을 통해 본 한국의 역사. 흥행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다양한 소재로 영화가 만들어 진다면 한국을 넘어 아시아, 세계인이 관심을 클 수 있는 영화가 나올 수 있다.



▲ 올리버 스톤이 연출한 JFK(케네디)와 닉슨. 김대중 대통령은 기록 대통령으로 불리니 얼마나 많은 소재들이
   쏟아져 나오겠는가? 영화의 완성도만 따라준다면 높은 평점을 받는 영화가 탄생될 수도 있다.



 한국에는 너무 전기문학과 전기 영화가 발전되어 있지 않다. 지난 역사, 정권을 잡았던 지도자들이 순탄하지 않은 삶을 살았고, 기존에 발간된 전기들은 찬미에 가까웠다. 외국은 전기 작가가 따로 있을 정도로 분야가 넓고 깊다. 아마존에 베스트 셀러에 오른  전기문학작품도 꽤많다. 대통령학은 아닐지라도, 현재를 살며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귀감과 교훈을 줄 수 있는 전기작품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한 나라의 문화지수는 높아 질 수 밖에 없다. 조갑제식 까말리기 전기나 찬미 전기가 아니라 객관성있고, 문학성, 예술성이 넘쳐나는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다.

 

굿바이 만델라, 굿바이 김대중.

굿바이 김대중을 넘어, 굿모닝 김대중을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해 본다.

고인이 남긴 발자취를 통해 따라가다 보니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