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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테러방지법 텔레그램, 제2의 사이범 망명일까?

by 밥이야기 2016.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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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보도자료를 읽어보고 짧게 글을 쓸 때, 텔레그램 아야기를 공유했다. 또한 베를린예술대학 한병철 교수가 쓴 '투명사회'가 떠올랐다. 한 교수 말했다. "오늘날 우리는 분명 다시 위기에 처해 있다. 또 하나의 변혁, 즉 디지털 혁명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보이는 위태로운 이행의 과정을 통과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다수의 대오가 기존의 권력 및 지배관계를 무너뜨리는 중이다". 테러방지법 통과로 보안이 강화된 해외 메신저 앱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테러 위험 인물을 대상으로 한다지만 만에 하나 내 개인정보도 들여다보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투명 사회라면 모순이 존재한다. 메신저 종류를 바꾸는 '사이버 망명'이 일어나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카카오톡 논란이 발생했을 때도 사이버 망명이 거론되었다. 테러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텔레그램'을 찾는 이용자가 크게 늘어 나고 있다. 10위권에 머물던 앱 인기 순위가 하루 만에 3위로 껑충 뛰었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텔레그램 창업자 역시 "한국의 테러방지법이 정보기관으로 인한 개인 자유 침해를 우려했다. 텔레그램은 서버가 해외(독일)애 있어 국내 수사기관의 일방적인 압수수색이 어렵다. 서버에 대화 기록이 남지 않아 정부 당국의 검열로부터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리적인 저항감. 2년 전 검찰의 사이버 검열에 대한 반발로 메신저를 갈아타는 '사이버 망명'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국내 메신저 이용량이 감소하는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호기심으로 인한 반짝인기에 불과할 거란 전망도 있지만, 테러방지법 통과 여파로 개인 정보 보호나 보안과 관련된 관심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어제(4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여야 국회의원의 보좌진, 총선 예비후보 캠프 실무자, 기업 홍보담당자와 대관업무 담당자 등이 대거 텔레그램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여권 관계자는 “테러방지법 제정 직후 지인들이 텔레그램에 가입했다는 텔레그램 알람이 하루 종일 울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소위 진박·친박으로 꼽히는 보좌관들이나 실무자 상당수가 테러방지법이 통과된 날 텔레그램에 가입해 놀랐다”며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여권 핵심부 인사들조차 테러방지법 제정으로 인한 국정원의 강화된 레이더망을 의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텔레그램은 비밀대화 기능이 있고 상대방과의 대화가 끝나면 자동으로 대화 내용을 삭제할 수도 있다.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도 자체 보안 등급에서 텔레그램을 두 번째로 높은 ‘안전’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러시아 출신의 정보기술(IT) 기업인 파벨 두로프는 러시아 정부가 반정부 인사들의 개인정보를 보여달라고 요구한 것에 반발해 2014년 러시아를 떠났다. 이후 독일에 근거지를 두고 대화내용을 모두 암호화하고 사용자가 확인한 뒤 자동 삭제되는 모바일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을 개발했다. 텔레그램의 한 달 이용자는 2014년 3월 3500만명에서 지난 2월 1억명으로 폭증했다. 두로프는 최근 미국 연방지방법원이 연방수사국(FBI)에서 테러범의 아이폰을 수사할 수 있도록 제조사인 애플에 잠금장치 해제를 요구한 것도 비판했다. 두로프는 “애플이 FBI의 요구대로 백도어(보안을 우회하는 시스템)를 만들면 애플 이용자 수억명의 개인정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이 법원의 명령을 거부하면서 미국에서는 개인정보 보호와 국가 안보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두로프는 지난달 23일 ‘MWC 2016’ 기조연설을 마친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테러방지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테러방지법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빅브러더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테러리스트는 자신들의 정보 및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유통할 수 있는 많은 통로를 갖고 있다...테러방지법을 통한 도·감청 확대는 한국 정부가 원하는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의 저커버그’로 불리는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 겸 CEO다. 파벨은 "테러리즘에 대응하는 것보다 이용자의 '사생활(프라이버시)을 지키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감시와 통제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적 요소에 속한다. 디지털 파놉티콘의 독특한 점은 빅브라더와 수감자 사이의 구별이 점점 더 불분명해진다는 데 있다. 여기서는 모두가 모두를 관찰하고 감시한다. 국가의 첩보 기관만 우리를 엿보는 것이 아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기업도 마치 첩보 기관처럼 작동한다. 이들 기업은 우리의 삶을 훤히 비추어 거기서 캐낸 정보로 수익을 올린다. 회사는 직원들을 염탐한다. 은행은 잠재적인 대출 고객들을 들여다본다.(투명사회212~213쪽 발췌, 한병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