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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오세훈시장,트라팔가광장을 보고 배우세요

by 밥이야기 2009.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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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 OUT, 트라팔가광장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이틀 전 새벽 1시(영국시간). 영국 트라팔가광장에서 한국 유학생이 영화 브이 포 벤덴타의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MB OUT’이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광화문광장과 트라팔가광장


 ▲ 분수대 중앙 주변에 넬슨제독의 동상이 세워져있다. 트라팔가 광장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정치적 연설을  많이 하는 공간으로 유명하다. 주말에는 다양한 시위와 집회가 이루어지고 있다.


트라팔가광장. 영국은 1805년 트라팔가르전투에서 나폴레옹의 야욕을 꺽어 버리면서, 바다의 왕 제국주의의 선두주자로 등극하게 된다. 세계 4대 해전이라고 불리는 트라팔가르해전을 기념하기 위해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조성된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

영국은 밀레니엄을 기념하면서 런던 개조공사의 일환으로 몇 년에 걸쳐, 건축가 노만 포스터의 감독아래 트라팔가 광장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다.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디자인을 통해서 런던을 부흥시키겠다는 혁신과 창조의 정신이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역사 속의 트라팔가광장은 지금도 시민이나, 에술가들의 조언을 받으며 계속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광장은 이렇듯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광장의 주인인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만들어 져야 한다. 트라팔가광장은 정치적 발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광장이기도 하다.

광화문광장. 트라팔가광장하고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아무리 과정을 들여다보고 결과를 보아도 실망스럽다. 정치적 집회를 어렵게 만든 배경 때문만은 아니다. 이왕 시민의 혈세로 만드는 광장이라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제대로 만들어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반 기념비나 건물이 아닌 광장이기 때문이다.

 
왜 트라팔가광장에서 1위시위가 벌어졌을까?

트라팔가광장에는 총 4개의 좌대(석상.조각 받침대)가 있다. 하나는 핸리 해블록의 조각상. 찰스 제임스 네이피어 장군과 조지 4세 국왕 등 영국의 영웅 3명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그렇지만 ‘네 번째 좌대’는 비어있다. 영국의 윌리엄 4세가 자신의 조각상 건립비용을 마련하지 못하고 1837년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170 여년이 지난 지금  런던시는 고민 끝에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 안토니오 곰리(Antony Gormley, 영국/1950~)에게 비어있는 좌대의 조각상을 만들기 위해 프로젝트(The Forth Plinth Project)를 의뢰한다. 그 프로젝트의 이름은 다름아닌 ‘나홀로 조각상(한국말로 자의적 해석; ‘One & another’). 100일 동안 2,400명이 한 시간씩 올라가 조각상이 돼, 자신이 하고 싶은 행위를 펼칠 수 있는 프로젝트다.

이틀 전에 'MB OUT' 1인시위도, 한국 유학생이 참여신청해서 이루어진 프로젝트 프로그램이자 '살아 있는 조각상"이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의 릴레이 1인 시위와 닮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1시간 동안 프로젝트 신청자에게 소재에서 부터 모든 것을 일임한 것만 다를 뿐. 결국 이 프로젝트는 4번째 좌대에 역사속 권위의 인물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겠다는, 열린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나홀로 조각이 된 사람들/슬라이드 쇼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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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 영국/1950~). 생존해 있는 현대조각가 중에 한사람을 들라며 개인적으로 안토니 곰리를 손꼽고 싶다. 안토니 곰리는 자신의 신체를 모형으로 만든 인체상을 모티브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일구어 낸 세계적인 작가다.

1994년 미술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터너 프라이즈를 수상하면서 작가는 작품세계를 셰계에 널리 알리게 됩니다. 곰리는 학부때 철학을 전공한 특이한 경력의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허허들판, 바닷가, 황무지, 도시에 우뚝 서있는 작가의 작품에는 고독, 비애, 절망, 의지 인간사 모든 것들이 함축적으로 드리워져 있다.


<안토니오 곰리의 주요 작품/슬라이드 쇼로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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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본성과 고독.함께 어울려 살지만 결국 혼자서 지켜보고 혼자 떠나야 하는 자아와 탈아의 경계를
   들여다 보게 하는 작품들.



▲ 프로젝트 홈페이지/ 주별로 참여한 사람들의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익명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프로젝트 홈페이지)



▲실명으로 참여한 사람들의 비어진 좌대에 얼굴을 올려놓은 E-포스트 카드를 만들어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과연
4번째 좌대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광장은 이렇듯 닫힌공간,정지된 공간이 아니라 만인에게 열린 공간이다. 하나의 조각상을 세우기 위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참여하는 과정을 보라. 광화문광장이 세계적인 광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말만 세계적인 광장이 되겠다고 외치지말고, 만들 때부터 과정을 중요시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참여가 없는 광장은 죽은 광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