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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고기 랩소디, 박지선 엄마밥상이 떠오른 이유?

by 밥이야기 2011.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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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송된 'MBC 스페셜 - 고기 랩소디'. 15년간 채식을 해온 배우 송일국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방송을 보면서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을 올린 '멋쟁이 희극인' 박지선의 <엄마의 밥상>이 떠올랐다. " 요근래 엄마에게 크게 실수한 적이 있는지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 라는 글과 함께 올린 사진 한장. 채소뿐인 단촐한 밥상이다. 그런데 갖은 국적불명의 조미료가 범벅된 음식보다 아름다워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매일 소박한 밥상을 차려 먹어라고 하면 나가 떨어지겠지만, 일주일 한번, 식단을 '박지선 엄마 밥상'으로 차려보는 것은 어떤지?



*이미지출처:박지선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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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이 왜 좋은지에 대한 이야기는 신물나게 들었을 테니 생략한다. 대신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싶다. 채식이 그토록 지구를 살리는데도 일조하고 건강에도 좋건만 왜 막상 행동하는 이들은 적은가? 한국의 채식 인구 비율은 약 1%로, 고기 없이 못 살 것 같은 미국에 비해서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가 퍼지고 광우병 파동이 오면서 채식이 대안으로 제시되는 흐름은 나타났다. 언젠가 채식으로 돌아서리라고 마음먹은 잠재적 채식 인구도 주변에 종종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늘 갈등과 번뇌로 끙끙대고 있다. 지식과 제반 여건이 열악하다보니 막상 채식을 하려 해도 가시밭길이기 때문이다. 섣불리 “채식을 해보려고요.”라고 말을 꺼냈다가는 “암환자세요?” 같은 반응을 얻기 일쑤 아닌가. 어쩌다 찾아간 채식 음식점은 분위기가 낯설고, 사람들 틈에 끼어 외식하러 가면 메뉴판을 볼 때마다 고를 음식이 없어 식은땀이 흐르는 것이 한국 채식인의 현실이다. 게다가 커뮤니티나 채식을 위한 쇼핑 장소는 어쩌면 그리도 적은지. 당연히 살 수 있는 식재료나 물품도 한정되어 있다. 한마디로 치사해서 못 할 일이 한국에서의 채식이다. 웬만한 의지로 몸 던지기가 힘들다.그러나 가장 힘든 상황은 역시 주변의 편견과 방해공작이다. 단백질 신화를 전면에 내세운 육식주의자들의 ‘주워들은 영양학 이론’에, 혹은 무조건적인 고기 권유에 번번이 무릎을 꿇어 왔는가? 기세에 눌려 제대로 된 반박조차 못 해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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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에 노미네이터 되었던 푸드 주식회사(Food,Inc.2008) 먹을 거리 문제는 인간의 건강, 생존의 문제를 넘어 지구 환경까지 포함되어있다. 푸드 주식회사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먹을 거리 문화를 바꿀 수 있는 10가지 지혜가 소개되어 있다.

1.탄산음료와 기타 단맛 나는 음료를 줄이라.
-하루 20온스(약 566g) 소다수를 노칼로리 음료(물이면 더좋고)로 대체하면 일 년에 

25파운드(약 11kg) 체중감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외식보다는 집에서 먹도록 하라.

-아이들은 집에서 먹을 때보다 나가서 먹을 때 거의 2배(약 1.8배)칼로리를 더 섭취한다.


3.지방 정부에 각 체인식당마다 메뉴판 또는 메뉴보드위에 각 음식 칼로리를 명기하도록 제안하라.

-대형 체인 레스토랑의 반 정도가 고객에게 음식의 영양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4.학교에서 탄산음료, 정크 푸드, 스포츠음료의 판매하지 못하도록 건의하라.

-지난 이십 여 년간 아동비만(사춘기 아이들 또는 6~19세)3배로 늘어났다.


5.‘고기 없는 월요일’식으로 일주일에 한번은 고기를 먹지 말라.

-미국 내에서 사용되는 모든 항생제 양의 약 70%를 가축농장에서 사용한다.


6.무농약 또는 저 농약 사용 농산물로 만든 유기농 친환경 가공식품을 먹어라.

-EPA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10억 파운드의 농약이 사용된다고 한다.


7.텃밭을 일구거나 지역 농산물 직거래시장을 애용하라.

-직거래를 이용하면 소비자가 지불하는 액수의 80~90%(즉 1달러당 80~90센트)가 농부의 수입이 된다.


8.구매식품에부터 있는 라벨을 잘 읽고 생산지를 확인하라.

-식재료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평균 1500마일을 거친다.


9.식품안전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의회에 말하라.

-미국에서는 매해 오염된 식품으로 인해 수백만이 질병에 걸리고, 수천 명이 죽는다.


10.농장노동자와 식품유통업자들의 보호하기 위해 임금 및 기타혜택을 보장할 것을 주장하라.

-월급과 보수를 받는 모든 근로자들보다 농장근로자들의 빈곤률이 2배 이상 높다. 

미국의 현실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지만, 한국 문화에 맞게 적용해 보면 좋을 듯 합니다. 먹을 거리는 교육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와 일본은  먹을 거리와 관련된 별도의 교과 과정(식교육)을 두고  어렸을 때 부터 학생들이 먹을 거리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고 있다. 변화는 큰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작지만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하나, 둘 실천하면 된다. 

 

 * 1950년과 2008년 기준으로 닭 생산 일과 몸무게를 비교한 사진. 생산일은 짧아지고 몸무게가 들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빛을 볼 수 없는 축산공장에서 온갖 항생제를 맞으며, 가슴살 크기를 위해 사육된 닭. 이들은 과체중으로 뼈가 부실해서 제대로 서 있을 수 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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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과 친해지기 위한 책이야기


 1. 건강만세 - 오래 살고 싶으면 바꾸자


채식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퍼졌다. 더구나 친구나 가까운 지인이 채식주의자일 경우 그 설득력은 더욱 커진다.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피부가 맑고 고우며, 몸무게 여부를 떠나 움직임이 가볍다. 암환자를 위한 식단부터 다이어트를 위한 해독식단에 이르기까지 몸에 좋다는 식이요법은 모조리 채식이다. 채식이 비타민, 미네랄, 철분, 항산화물질, 속속 발견되는 새로운 영양성분까지 모조리 제공해주는 반면 육식이 주장하는 영양소는 이제나 저제나 단백질과 몇몇 비타민뿐이다. 채식을 반대하는 전문가들조차도 육류는 붉은 살코기를 피하고 최소한으로 섭취하라고 할 정도니, 건강만세를 부르짖는 이들에게는 이 점을 특히 강조하라.

 

 

책《자연을 닮은 식사》

에릭 마르쿠스 / 달팽이


채식을 처음 시작하거나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입문서 구실도 훌륭히 한다. 첫 장은 건강 이야기로 시작해서 점점 심도 깊은 주제로 들어간다. 환경오염문제, 식용동물에 대한 진실, 채식을 하면서 높아진 삶의 질 등 다양한 문제를 조금씩 다루고 있다. 책 말미에 붙은 한국판 채식 관련 정보도 알차다.

 

 

영화 <슈퍼 사이즈 미 Super Size me>

모건 스펄록 감독 / 모건 스펄록 출연


패스트푸드가 몸에 해롭다는 게 정말일까? 어느 정도일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한 다큐멘터리. 감독인 모건 스펄록 자신이 직접 출연해 한 달 동안 맥도널드 메뉴만 먹으며 겪은 변화를 영상으로 담았다. 코믹한 터치가 돋보이며, 무엇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가는 모습이 백 번의 말보다 더 생생하게 패스트푸드의 해악을 경고한다. 패스트푸드는 육류와 가공식품의 폐해를 동시에 담고 있는 식품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책《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1, 2》

존 로빈스 / 아름드리미디어


채식주의자들에게는 오래전부터 바이블이나 다름없는 책. 배스킨라빈스의 상속자였으나 전 재산을 마다하고 유제품과 육식의 해악을 알린 저자의 이력 또한 유명하다. 육식이 어떻게 사람들의 건강과 세상을 조종하고 파괴하는지 원론적인 곳부터 짚어냈다.

 

 

 2. 폼생폼사 - 예뻐지고 싶은 사람을 위하여


제레미 러프킨은《육식의 종말》에서 육식 문명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고기는 남성의 특권을 상징해왔다’고. 최근 일본에서 시작된 유행어 초식남이 안겨주는 남성상을 떠올려 보면 채식과 육식의 이미지가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을 터이다. 이런 이미지에 사로잡혀 육식을 고집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나름 방법이 있다. 이미지에는 이미지, “요즘은 채식이 대세! 트렌드!” 라고 외쳐보면 어떠할 지.

 

 

책《스키니 비치》 
로리 프리드먼, 킴 바누인 / 밀리언하우스


제목이 일단 수상하고, 표지는 더 수상하다. 그리고 책에 둘러진 띠지의 광고 문구(빅토리아 베컴, 제시카 알바. 할리우드 스타들의 필독서!)를 보면 마치 다이어트 책 같기도 하다. 그러나 한두 페이지 넘기다 보면 뼛속까지 채식주의를 다룬 책임에 깜짝 놀라게 된다. 일을 하자니 살은 빼야겠고, 굶자니 힘은 없었던 모델과 모델 에이전트가 어느 날 채식에 빠져 건강전문가로 전업을 한다. 이들이 바로《스키니 비치》의 저자다.

 

 

영화 <슈퍼차지 미 SuperCharge Me>
제나 노우드 감독 / 제나 노우드 출연


<슈퍼 사이즈 미>에서 영감을 얻은 감독이 역발상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필름이다. 홍보직에서 일하고 있던 제나 노우드가 30일 동안 유기농 생채식만 하면서 어떻게 자신이 변해가는 지 필름으로 담았다. 짧은 시일이지만 무려 11kg이나 몸무게가 줄었고 피부 상태는 최상, 괴롭던 불면증마저 사라졌다. ‘자연식 미녀 탄생’ 이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도 잠시 소개되기도. 국내 출시는 되지 않았으나www.jennanorwood.com 에서 DVD를 주문하면 국제배송도 가능하다.
 
 




'고기 랩소디'에 출연한 한 동물보호단체의 활동가의 말처럼, 동물보호 운동은 단순하게 동물만을 보호하자는 운동을넘어 인권, 환경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채식 또한 내 밥상과 건강을 챙기는 차원을 넘어, 자녀 교육 더나아가 먹을 거리를 통한 환경운동아닐까? 물론 거창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머물고 있는 삶의 현장에서 실천할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으면 좋겠다. 



* 참고 및 인용 발췌 : 살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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