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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백과사전(염소는 힘이 세다)

염소는 지구 사막화의 일등 공신인가?

by 밥이야기 2010.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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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사막화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 때문

 

염소는 번식률이 좋고, 척박한 지역에서 잘 살아간답니다. 일반 초식 동물과는 달리 풀 뿐만 아니라 달리 딱딱한 나뭇가지도 잘 먹지요. 그래서 염소는 지구 사막화에 영향을 미치는 동물이라고 오해를 받습니다. 물불 안 가리고 닥치는 대로 다 먹어치운다는 거지요. 물론 부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닙니다.

 

작년인가 한 방송국에서 소개한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남해와 서해안 일대의 무인도에 서식 중인 염소가 생태계를 파괴시킨 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염소는 야생과 사람이 기르는 축산 염소가 있지요. 70, 80년대부터 무인도에 염소를 방류하다보니, 염소의 자생 개체수가 들어났지요. 염소들이 섬 안에 있는 나무껍질에서 뿌리까지 먹어 치우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생태계의 파괴를 이야기하기 전에, 생태계의 균형을 먼저 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염소의 식성을 감안했다면, 무인도에 염소를 방류하지 않아야 합니다. 다양하고 적정한 개체 수의 균형이 이루어졌다면 무인도의 생태계 파괴라는 말은 나오지 않겠지요.

 

한국의 무인도뿐만 아닙니다. 몽고로 가보실까요. 한 때 염소수가 늘어 몽고지역이 사막화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유인즉 정부에서 캐시미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염소를 대량으로 방목했기 때문입니다. 염소의 연한 털은 고급 옷감에 속하지요. 몽골 땅 대부분은 초원입니다. 유목민들은 다양한 가축(양, 염소, 소, 말 등)들을 방목하면서 생활하지요. 캐시미어 생산을 늘리기 위해 가축수를 늘인 결과 초지가 가축 먹이를 감당하지 못한 결과, 사막화를 만드는데 기여를 한 셈입니다. 특히 염소 숫자는 몇 십 년 사이에 배로 늘어났습니다. 그 결과 어떤 지역에서는 가축이 없어서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이는 반면에, 어떤 지역에서는 개체수의 증가에 따라 가축들이 폐사하는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두 사례를 보듯이, 염소 때문에 생태계가 파괴되거나 사막화가 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인간이 이루어 낸 결과일 뿐입니다. 사막화의 원인을 따져 보자면 이유가 많습니다. 지구 기후변화가 가장 큰 이유지요. 또한 대규모 경작과 산림파괴 등 염소와 비교할 수 없는 크고 작은 이유가 많답니다.

 

아이티의 돼지와 니제르의 염소


아이티의 돼지


▲아이티의 토종돼지인 크레올 돼지

 
서인도제도에 있는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독립국인 아이티. 지진 대참사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아이티에는 ‘크레올 돼지(Creole pigs)’라는 토종 돼지가 있습니다. 크레올 돼지는 아이티인 들에게는 보물과 같은 존재. 한국 시골에서도 한 때 소 팔아 자녀 대학 보냈듯이, 크레올 돼지는 살림의 밑천이었지요. 크레올 돼지는 기특한 녀석입니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인간들이 먹는 음식이면 가리지 않고 해치우니까요. 쑥쑥 잘 자라기 때문에 아이티인 들은 크레올 돼지를 팔아서, 파종할 씨앗을 사고, 병원 치료비를 마련했습니다. 그래서 아이티인 들은 크레올 돼지를 아이티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크레올 돼지가 전염병을 옮긴다며, 아이티 정부에게 크레올 돼지를 모두 죽이라고 압박을 넣습니다. 혹시나 미국의 농축 산업에 불똥이 떨어질까 엄살을 떤 것이지요. 그 결과 아이티에서는 크레올 돼지가 사라지고 미국산 돼지가 자리를 꿰찼습니다. 그런데 미국발 돼지는 너무 깨끗한 물을 줘야했고 아이티인도 하지 않는 예방 접종까지 해야 했습니다. 사료도 수입 사료만 먹어대니…….

 그래서 아이티인 들은 미국산 돼지를 ‘귀족 돼지(네 발 달린 왕자님)’이라고 불렀습니다. 아이티의 1인당 개인 소득은 130달러. 돼지 키우는데 90달러가 드니 말이 되겠습니까. 앞다투어 아이티 지진 피해를 돕는 것을 보고, 일부 사람들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아니냐고 비아냥거립니다. 아이티의 가난은 아이티인 들의 나태하거나 무지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티인 들이 사랑하는 크레올 돼지가 사라지자 많은 사람들은 벌목을 해서 목탄을 만들어 파는 바람에

숲의 보고라 불리는 아이티의 나무와 숲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세계화는 이렇듯 두 마리의 돼지가 존재합니다. 한 마리는 생존의 돼지고 다른 한 마리는 탐욕의 돼지입니다. 돼지는 탐욕스럽지 않는 착한 동물입니다. 인간과 권력, 제국의 탐욕이 무서운 것이지요.

 
니제르의 염소 





아프리카 최빈국의 니제르의 염소는 사막화와 거리가 멉니다. 이 지역은 영토의 대부분이 이미 사막이니까요. 한국의 무인도에서 방목된 염소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캐시미어 생산을 위해 개체수를 늘인 염소 때문에 몽고에서는 일부 사막화가 진행되었지만, 니제르 마을 마을에는 염소 한 마리가 너무 소중합니다.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어린아이들이 있으니까요. 이들에게는 아이티의 돼지처럼, 염소 한 마리가 큰 힘을 발휘합니다. 염소를 대규모로 키우는 것이 아니지요. 꼭 필요한 만큼의 돼지가 어린 생명을 살릴 수 있고, 니제르 가구에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습니다. 물론 염소 한 마리가 니제르 빈곤을 해결하는 근원적 해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나눔에는 두 가지가 함께 진행되어야 합니다. 급한 불을 끌 수 있고 절망의 늪으로 사람들이 빠지지 않게 긴급하게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고, 교육을 통해 자발적으로 ‘물고기 잡는 법’을 터득하는 제도적 장기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 니제르에 고속도로가 생기고, 산업시설이 생긴다고 해서 그들의 형편이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정치, 사회 전반적인 개혁과 변화가 이루어져야지요. 결국 니제르의 염소 한 마리는 마중물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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