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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밥

영화를 통해 본 ‘채수창 서장과 경찰 실적주의’

by 밥이야기 2010.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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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창 서울강북경찰서장이 경찰의 무리한 실적주의가 낳은 폐해를 지적하며 옷을 벗었다. 서울지방경찰처장하고 함께 옷을 벗고 책임지자고 말했지만, 채수창 서장에게 하극상을 물어 직위 해제시켰다. 경찰의 성과주의라는 캐치프레이즈의 이면을 보면서, 영화 몇 편이 떠올랐다. 경찰 부패와 실적주의를 다룬 외국 영화는 많지만, 한국 영화 ‘ 마지막 늑대’와 스웨덴 영화 '깝스'가 떠올랐다.

 

‘마지막 늑대’, 영화 줄거리는 단순한 것 같지만, 범죄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한 벽촌의 모습을 통해 사회 부조리의 단면을 보여준다. 스웨덴 영화 ‘깝스’의 표절 논란도 불러일으킨 마지막 늑대. 피 튀기는 강력계 형사 생활을 하다가, 회의에 빠져 시골로 지원한 양동근과 시골 토박이 경찰 황정민. 황정민은 양동근이 전근온다는 소식에 들떴지만 막상 양동근의 유유자적 시골 삶에 적응하는 것을 보고 실망한다. 경찰다운 경찰이 되고 싶었던 황정민. 어느날 공문 한 장이 날라온다. 주민이 적고 범죄발생률이 낮은 파출소를 폐쇄하고 경찰들은 서울로 발령, 범죄와의 전쟁에 투입한다는 내용. 황정민에게는 절호의 기회요, 양동근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 범죄를 만들 것인가? 범죄를 막을 것인가? 누가 마지막 늑대가 될 것인가?

 
스웨덴 영화 ‘깝스’도 마찬가지. 10년 동안 범죄율 제로를 자랑하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느 날 태평천하 경찰들은 여성 검사관에게 범죄율이 제로이기 때문에 경찰서를 폐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경찰서를 지키기 위한 ‘범죄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두 편의 영화는 경찰의 실적·성과주의의 폐해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두 영화를 통해, ‘실적 없는 곳은 사라진다’ 라는 성과주의 중심의 사회상을 간접적으로 꼬집고 있다. 생존의 문제냐, 개인의 의지에 따라 가짜 실적도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적, 성과주의를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하지만 무리한 실적주의는 가혹행위나, 부당한 공권력 남용이라는 인권침해를 불러 일으켜 낼 수 있다. 최근 서울 양천경찰서 강력팀 형사들이 피의자들을 고문한 정황이 포착돼 무더기로 구속되었다. 서울 서초경찰서 소속 경찰관들도 참고인들에 대한 가혹행위가 발생했다.

 

경찰의 실적주의도 좋지만 인권지킴이, 범죄예방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맞지 않을까? 경찰이 인권을 침해한다면, 누구를 믿어야 하나? 경찰은 권위가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의 도움이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중앙집권적 경찰 체제와 문화에 대해서, 채수창 서장의 이유 있는 항변에 대해 경찰 수뇌부와 이명박 정부는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국민이 경찰에 대해 법 절차를 준수하고 국민의 인권을 우선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경찰관이 법을 집행함에 있어 얼마나 절차를 잘 준수하고 얼마나 인권을 우선시했는가를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해야 하는데도, 검거점수 실적으로 보직인사를 하고 승진을 시키겠다고 기준을 제시하며 오로지 검거에만 치중하도록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에 대해 심히 걱정스럽습니다”(채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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