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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아이티의 돼지 vs 미국의 돼지

by 밥이야기 2010.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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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티의 토종돼지인 크레올 돼지

  

서인도제도에 있는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독립국인 아이티.
지진 대참사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아이티 관련 자료를  읽어보니
아이티에는 ‘크레올 돼지(Creole pigs)’라는 토종 돼지가 있더군요.
크레올 돼지는 아이티인 들에게는 보물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한국 시골에서도 한 때 소 팔아 자녀 대학 보냈듯이, 크레올 돼지는 살림의 밑천이었습니다.

 
크레올 돼지는 기특한 녀석입니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인간들이
먹는 음식이면 가리지 않고 해치우니까요. 쑥쑥 잘 자라기 때문에
아이티인 들은 크레올 돼지를 팔아서, 파종할 씨앗을 사고, 병원 치료비를 마련했습니다.
그래서 아이티인 들은 크레올 돼지를 아이티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크레올 돼지가 전염병을 옮긴다며, 아이티 정부에게
크레올 돼지를 모두 죽이라고 압박을 넣습니다. 혹시나 미국의 농축 산업에
불똥이 떨어질까 엄살을 떤 것이지요. 그 결과 아이티에서는 크레올 돼지가 사라지고
미국산 돼지가 자리를 꿰찼습니다. 그런데 미국발 돼지는 너무 깨끗한 물을 줘야했고
아이티인도 하지 않는 예방 접종까지 해야 했습니다. 사료도 수입 사료만 먹어대니…….
그래서 아이티인 들은 미국산 돼지를 ‘귀족 돼지(네 발 달린 왕자님)’이라고 불렀습니다.
아이티의 1인당 개인 소득은 130달러. 돼지 키우는데 90달러가 드니 말이 되겠습니까.

 
앞다투어 아이티 지진 피해를 돕는 것을 보고, 일부 사람들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아니냐고 비아냥거립니다. 아이티의 가난은 아이티인 들의 나태하거나 무지해서가 아닙니다.
유럽과 미국의 수탈로 인한 것입니다.

 
아이티인 들이 사랑하는 크레올 돼지가 사라지자
많은 사람들은 벌목을 해서 목탄을 만들어 파는 바람에
숲의 보고라 불리는 아이티의 나무와 숲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세계화는 이렇듯 두 마리의 돼지가 존재합니다.
한 마리는 생존의 돼지고
다른 한 마리는 탐욕의 돼지입니다.

 
돼지는 탐욕스럽지 않는 착한 동물입니다.
인간과 권력, 제국의 탐욕이 무서운 것이지요.

 
미국과 프랑스, 스페인이 아이티 지진 돕기에 앞장서 나서는 것은 당연합니다.
돕는 것보다 사실 아이티에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이 맞는 거지요.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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