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뫼의 눈물, 대통령 국회연설을 통해?
오늘(13일) 20대 국회가 열린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번 20대 국회에서 각 당의 기본적 입장은 민생 문제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강조했다. 잘되면 얼마나 좋을까?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오늘부터 20대 국회가 정식으로 개원하게 된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사회현상을 보면 국민의 걱정거리가 너무 많다"면서 "실제로 국민 안전이 국가에 의해 공정하게 관리되느냐에 대한 회의가 많다"고 말했다. "국민은 각자도생해야 하는 때가 아니냐고 염려하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처럼 비정규직의 인생은 파리목숨 같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김 대표는 또 "두 번째는 우리가 낸 세금이 공정하게 쓰이는지에 대해 국회의 예산운영과정을 보면 국민이 회의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번 (20대) 국회에서는 처음으로 우리 당이 예산결산특별위원장(김현미 의원)을 맡아서 예결위가 종전과 다른 형태로, 제대로 된 운영을 하는 모범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 번째로 국민이 걱정하는 것은 국가의 최후 보루라 할 수 있는 사법부가 공정한가"라면서 "정운호 사건을 필두로 전관예우 등을 놓고 볼 때 국민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조바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 세 가지 모두를 국회가 민의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엄밀하게 감독하고, 제도적으로 고칠 게 있으면 고쳐서 국민이 국가를 신뢰할 수 있는 방향으로 20대 국회가 운영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리는 20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역대 대통령들의 국회 개원식에서 연설했던 전례를 따른 것으로 특히 이번 연설에선 임기 1년8개월을 남긴 박 대통령이 16년 만에 맞은 '여소야대(與小野大)' 정치 지형 속에서 야권에 대해 어떤 '협치(協治) 메시지'를 전할지 주목된다. 제11~19대 국회 개원식에 역대 대통령이 모두 참석해 개원연설을 했다. 19대 개원식이 열린 지난 2012년 7월2일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연설한 바 있다. 박 대통령 또한 이날 연설을 통해 지난 4·13 총선에서 형성된 '여소야대'의 정치구도 속에서 남은 임기 동안 국정운영을 위해 야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고, 정부 또한 야당을 비롯한 국회와 '협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국회법 개정안(상시청문회법) 거부권 행사로 불거진 야당과의 갈등을 어떤 화법으로 풀어나갈지도 주목을 끈다. 특히 야당이 차지한 국회의장 앞에서 박 대통령이 연설하는 모습은 '여소야대'의 달라진 정치지형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19대 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된 노동개혁 4법과 경제활성화법안 등 민생·개혁 법안 처리와 함께 정부가 주도하는 구조조정에 대한 국회 차원의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안보와 관련, 북한이 언제든지 5차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안보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북 국가인 이란, 우간다, 쿠바 등을 대상으로 한 대(對) 북한 고립·압박 외교에 대해 언급하며, 국회·정치권의 이해와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은 통치에서 협치로, 불통에서 소통으로, 정쟁에서 민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고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이번 연설이 국회 권위를 존중하고 국회와 소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제20대 국회 개원연설을 통해 조선업 등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했다.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지금 우리는 우리 경제와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조정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특히 조선업의 경우 수주절벽 속에서 지난 몇 년간 무리하게 해양플랜트를 저가로 대량 수주하고 이를 기한 내 인도하기 위해 많은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면서 산업은 비대해지고, 어려움도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비대해진 인력과 설비 등 몸집을 줄이고 불필요한 비용을 삭감하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하지 않으면 해당기업은 물론 우리 산업 전체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은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말뫼의 눈물’을 언급했다.박 대통령은 “구조조정이 아무리 힘겹고 두렵더라도 지금 해내지 못하면 스웨덴 말뫼의 세계적인 조선업체 코쿰스가 문을 닫으면서 골리앗 크레인이라 불리던 핵심 설비를 단돈 1달러에 넘긴 ‘말뫼의 눈물’이 우리의 눈물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산업 구조조정은 시장원리에 따라 기업과 채권단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하고, 우리 사회와 경제 전반에 오랫동안 누적돼 곪아있는 환부를 과감하게 도려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