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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불교계의 노무현,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by 밥이야기 2009.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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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수부 검사 출입금지”. 봉은사에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794년에 창건된 봉은사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三成洞) 수도산(修道山)에 있는 신도수 20만명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최대사찰 중에 하나입니다. 이 사찰을 꾸리고 있는 분이 바로 명진 스님(59,봉은사 주지스님, 성철 큰 스님 은사로 불문에 입문)입니다.

  명진 스님은 19세 때 해인사 백련암에서 출가한 이후 87년 민주화운동 당시 불교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 94년 조계종 종단 개혁회의 상임의원을 역임하면 한국 불교의 개혁을 위해 노력하신 대표적인 현실 참여 스님이십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 불교계를 대표, 반야심경을 봉독하기도 하셨습니다. 온 나라가 슬픔으로 가득찬 날 스님은 일락서산월출동(日落西山月出東)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해가 서산에서 지면 달은 동녘에서 뜨듯이, 지는 해처럼 당신은 떠나가지만 당신의 뜻과 정신은 떠오르는 달처럼 빛날 것이다는 뜻이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명진 스님은 봉은사 주지로 일하시면서 불교계 처음으로 재정공개, 신도 사업결정 참여라는 종교계에 길이 남을 개혁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사회 각계 인사로 구성된 “봉은사 미래위원회”를 꾸려 개혁을 진두지휘하셨습니다. 말이 그렇지 종교계의 재정공개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렇지만 명진스님은 한국의 불교개혁을 위해 참여하고, 지켜보면서 "사부대중(남녀 신도.승려.종무원)“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했습니다. 주지스님이나 이른바 불교계를 대표하는 명망 있는 스님들이 아니라 신도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셨기 때문입니다. 밑으로의 변화를 직접 실천하신 셈입니다.

  2006년 11월 봉은사 주지로 일을 시작하시면서 같은 해 12월부터 1000일 기도를 시작한 명진 스님. 절 밖으로 나가지 않고 매일 1000배를 하는 수행하는 힘든 수행과정을 몸써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현실 참여(개혁)와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선승이 바로 명진 스님이십니다. 그렇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때는 규칙을 깨뜨리고 집 밖을 나오셨습니다. 규칙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아파할 때 규칙을 깨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묵묵하게 한 길을 정진하는 명진 스님을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연상됩니다. 스님은 달변으로도 유명하시지요. 정곡을 찌르는 것 같지만, 화해하고 더불어 이루어가는 유머가 넘치는 법문. 법문이 어렵다는 통념을 깨뜨린 분이 명진 스님이 아닐까 생각하며, 오늘 새벽 봉은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인터넷에 대해 법문 스님이 남긴 글을 다시 읽었습니다.


 

  다시 읽어보아도 의미가 새록새록 가슴 속에서 자라나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 제석천의 인드라 망 세계처럼 수없이 많은 그물코에 박혀 있는 구슬들이 그 영롱한 빛을 서로 비춰 발하게하여
장엄의 세계가 이루어졌듯이 봉은사 홈페이지도 그러한 세계로 장엄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명진 스님 법문 중에  "소금의 역할 중에 기가 막힌 것이 있으니, 그게 절이는 기능입니다. 힘을 죽이는 기능입니다. 싱싱한 야채를 소금물에 담그면 고개가 축 늘어집니다. 소금의 절이는 기능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합니다.” 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는 김치를 담굴 때 소금은 기억하지만, 김치를 먹을 때 소금을 잘 기억하지 않습니다. 배추를 맛나게 절이는 밑간은 바로 소금에서 시작됩니다. 소금같은 사람,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눈에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지탱해야 하는데. 소금을 아무렇게나 뿌릴려고만 하지, 소금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명박 정권의 실체를 드러다 보면서 소금같은 사람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 중수부 검사 출입금지 "


" 독재세력 출입금지 "

 

* "불교계의 노무현,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이라는 글 제목이 돌아가신 분이나, 살아 계신 분에게
   누가 되지는 않는지 걱정이 됩니다. 사회를 맑고 투명하게,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더불어 가는 세상을 지향한다는
  뜻에서 쓴 표현이라는 것을....

* 봉은사와 명진 스님 이야기는 2006년 11월부터 사찰 문밖을 나서지 않고 '천일기도'를 올리면서 도심 사찰개혁을 이끌고 있는 명진 스님의 활동상을   정리한 소책자 "천일의 약속"을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 분문 인용 발췌 및 관련기사 : [김수종 칼럼]소금의 역할>>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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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명진 스님이 하신 말씀 중에 재미난 법문이 있어서 재발췌해서 수록합니다.

“한국 여자들이 죽으면 염라대왕이 골치가 아프답니다.”저승에 올 사람이 제대로 왔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얼마나 깎고 밀고 성형을 했는지 주민등록증으로 아무리 대조해도 알아 볼 수가 없다는 거요!”

 “그 뿐이 아니요. 다음에 들어가는 곳이 무진장 뜨거운 연옥인데, 한국 여자들이 얼마나 찜질방에 단련이 됐는지, 그 열탕지옥에서 ‘아이고 시원하니 좋다 좋다’하면서 나오지를 않는 통에 정체돼 진도가 안나간다는거요.”

 "기독교가 믿음이라면 불교는 물음이외다. 피자집에는 콜라가 제격이지만, 콜라를 모르는 자에게 콜라를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없소. 마시고 트림이 거억 나올 때야 콜라 맛을 안다오.

  오늘 오신 손님네들 트림이나 실컷 하고 가소."

  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