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스터 프레지던트 탄생될까?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사실상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 만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샌더스 의원에게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 회동 후 힐러리에 대한 지지를 공식으로 선언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9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후 백악관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조만간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히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선 레이스는 완주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세월 지나? 힐러리가 대통령이 될 경우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호칭은 어떻게 될까?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가 이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호칭을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며 몇 가지 후보를 소개했다. 먼저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한 토크쇼에 출연해 퍼스트 듀드, 퍼스트 메이트, 퍼스트 젠틀맨 등을 거론한 뒤 잘 모르겠다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듀드'와 '메이트'는 친구라는 뜻. 퍼스트 젠틀맨은 대통령 부인을 퍼스트 레이디라고 부르는 것에 착안해 성별에 맞게 레이디를 젠틀맨으로 바꾼 말이다. USA투데이는 현재 여성 정치인인 집권 중인 다른 나라의 사례에선 딱히 힌트를 얻을 수 없다고 소개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남편은 원래 직함인 화학 교수로 더 유명하고,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의 부군도 단순히 총리의 배우자로 불린다. USA 투데이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여성 대통령의 남편이기 이전에 미국 대통령을 지냈다는 점에서 '미스터 프레지던트'로 계속 불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대통령 전문 역사가인 윌리엄 실은 여러 재미있는 명칭이 나오겠지만 공식 용어는 '전직 대통령 클린턴' 또는 '클린턴 여사의 남편 대통령 클린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미 공화당에 대한 거액 기부자 중 한 명인 억만장자 멕 휘트먼 휴렛 팩커드 엔터프라이즈 최고경영자(CEO)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독일 나치 총통 아돌프 히틀러 및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지도자 베니토 무솔리니와 같은 사람이라고 비난하며,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대신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할 것을 시사했다고 미 언론들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휘트먼은 "트럼프의 끔찍한(awful) 말과 행동들이 계속되는데도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는 것을 어떻게 합리적이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휘트먼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의 재무 책임자를 지냈었다. 그는 또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강력히 비난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휘트먼의 지지를 받고 싶어 한 적이 없다"며 "그녀를 만난 적은 없지만 휴렛 패커드에서 그녀가 하고 있는 일은 결코 잘 한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선 내내 '이메일 스캔들'과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게 발목이 잡혀 고전해 온 클린턴 전 장관이 후보 확정을 계기로 급속도로 세를 불려가고 있다면, 어렵사리 당을 통합하는 듯했던 트럼프는 멕시코계 판사 비난 발언의 역풍에서 좀체 헤어나오지 못한 채 코너에 몰려 있는 형국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가장 큰 원군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진보의 아이콘'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의 지지 선언과 샌더스 의원의 협력 약속에 이어 유명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의 지지도 확보했다. 상원의원 출신으로 1984년, 198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잭슨 목사는 11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공개로 선언했다. 잭슨 목사는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 "미국의 도시를 재건하고 실업률을 낮추며 총기폭력을 줄일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이자 최선의 희망"이라고 치켜세웠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바이든 부통령, 워런 의원, 잭슨 목사에 더해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이들 모두 클린턴 전 장관 지원유세에 발벗고 나설 예정이다. 당장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5일 대표적 경합주이자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로, 이번 대선의 핵심 승부처로 떠오른 위스콘신 주를 찾아 첫 지원유세를 한다. 아직 경선에 참여 중인 샌더스 의원도 향후 직접 지원유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샌더스 의원의 동참은 젊은층에 취약한 클린턴 전 장관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반면 트럼프는 아직 당 주요 인사들의 완전한 지지를 끌어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는 향후 본선전이 개막되면 지원유세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은 연일 멕시코계 연방판사 비난 발언을 포함해 트럼프의 각종 인종차별 언급을 성토하며 태도 변화를 압박하고 있다.